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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THINKING/드라마 (22)
pencilk
착한 남자는 결코 잘 만들어진 드라마도 아니었고 대본이 좋지도 않았다. 연기력도, 글쎄 잘 모르겠다. 그저 송중기만이 연기력, 외모 모두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드라마를 '괜찮은 드라마'로 인정하기엔 역부족이다. 제목마저 착한 남자(심지어 처음에는 '차칸 남자'였다), 말 그대로 강마루라는 주인공 자체를 가리키고 있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강마루라는 캐릭터가 가장 중요한 드라마였다. 강마루가 정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자 매력적인 캐릭터여야 했다. 그런데 솔직히, 강마루가 뭘 하고 싶은 건지, 무슨 생각인 건지,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혹은 왜 저렇게밖에 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기에 이 드라마는 절반은 실패했다. 공감을 못하는 건 당연하고,..
홋카이도로 떠나기까지, 이제 딱 이주일이 남았다. 지난 5월 도쿄로 여행 갔을 때에 첫방송을 해서 처음부터 놓치기 시작해, 계속해서 개콘과 엇갈려 보다 말다 했던 드라마 의 1-2회에서 홋카이도, 특히 오타루 풍경이 좋았다길래 다운받아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조금씩 봤을 때는 '지나치게 폼 잡는 드라마'로 느껴졌던 이 드라마, 왜 명품 드라마 명품 드라마 했는지 알았다.뭐랄까. 한국에서는 결코 많지 않은 '지나치게 진지한' 드라마이다. 그저 피상적인 인물들의 상황과 관계도만을 말했을 때는 한없이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드라마. 이나 정도였을까. 복잡한 인간 심리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건드리고자 시도한 한국 드라마는. 조금씩 봤을 때 느꼈던 가장 큰 혼란은 바로 이준수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 ..
첫 회 첫 장면부터 카메라를 노려보며 읊조리는 “난 일지매니까”의 압박으로 닭살 돋게 만들고, 연이어 터지는 '철제마스크'와 '투명망토'라는 다소 극단적인 상상력과 저렴해 보이는 CG 효과들로 끝내 채널을 돌리게 했던 드라마 .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될 때 시청자들은 첫 회의 첫 10분에서 그 드라마를 계속 볼지 말지를 대부분 결정한다. 첫 10분이 재미 없어서 채널을 돌렸던 이들은 나중에 ‘그 드라마 재밌다더라‘라는 이야기가 들려와도 이미 ‘앞부분을 놓쳐버렸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외면하기 쉽다. 그런 면에서 의 시작은 최악이었다. 일지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진행되는 1부와 2부에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엄청나게 얽히고 설킨 관계들이 모두 설명되는데, 이 어린 시절의 이야기, 이원호의 이야기를..
도유 : 유진아. 유진 : 어. 도유 : 유진아. 유진 : 어, 도유야. 도유 : 미안해. 유진 : …… 도유 : 그렇게 보내서 정말 미안해. 유진 : …… 도유 : 그 땐, 그게 맞는 건 줄 알았어. 유진 : 지금은. 지금은 아니야? 도유 : …아니. 지금도 잘 했다고 생각해. 유진 : 우리 괜찮아질 거라고 했던 말 기억해? 도유 : 어. 유진 : 너 괜찮아? 도유 : …아니. 유진 : 나도 안 괜찮아. 도유 : 우리… 괜찮아질 거야. 유진 : 언제? 도유 : 언젠간. 유진 : …미안하다고 해줘서, 고마워. 이렇게 헤어지게 돼서… 다행이야. 도유 : ……그래. 사람과 사람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더 이상 만나지 않아도, 더 이상 보지 못해도, 헤어져도, 문득 문득 연결된 끈에 의해..
민기 : 너 혹시 내가 부럽냐? 한살이라도 젊은 나한테 수아 뺏길까봐 겁나서 그러냐고, 이 새끼야. 동경 : 어. 그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혼자 잘난 거, 앞뒤 안 가리고 막 쑤셔놓고 박살 나는 거, 그 뭐야, 욕 먹고도 뻔뻔하게 버티는 거, 다 부럽다. 민기 : ...... 동경 : 진심이야. 부러워 정말로. 유도 잘 하는 놈이 어떤 놈인줄 알아? 잡고 흔들 때 뻣뻣한 놈? 아니. 흔드는 거에 따라서 휘청휘청 출렁이는 놈이야. 세상 일이라는 것도 보면 유도랑 참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애. 뻣뻣해선 절대 이기지 못해. 흐름에 몸을 맡기고 출렁출렁 리듬을 타야 돼, 편안하게. 그러면 언젠간 이길 수 있어. 시합이 좀 길어지더라도. 슬럼프건 시합이건 인생이건, 어차피 장기전이지만 끝은 있는 법이거든. 민기 ..
지금까지 내가 본 일본 드라마 중 스토리, 편집,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단연 최고로 꼽는 작품은 이다. 처음 그 드라마를 봤을 때, 사전 제작이라는 일본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게 3여 년 전의 일이었던가. 그 사이 한국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도 많이 변했다. 이후로도 내가 '참 잘 만들었다'라고 생각한 드라마는 은근히 꾸준히 있었다. , , , 까지. 특히 와 은 시간에 쫓겨 대본이 나오고 PD가 방송 10초 전에 편집한 테입을 세이프 시키던 예전의 제작 시스템이 외주 제작이라는 형태로 변함으로써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07년도에 이 나왔다. 공포물도 아니고 미스테리물도 아닌데 매회 이렇게 긴장하고 또 ..
2부 사진을 보면 슬퍼진다. 사진 속의 나는 환하게 웃고 있어서 이 때의 나는 행복했구나… 착각하게 된다. 산다는 건 어차피 외로움을 견디는 것. 누군가가 그랬지. 지구에 4억 인구가 있다면 4억 개의 고독이 있다고. 고독은 사람을 철학하게 하는구나. 4부 이유없이 불안할 때가 있다. 늘 맞이하는 아침인데도 어디선가 느껴지는 이질감. 변한 건 없는데도 뭔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함. 이유없이 불안할 때가 있다. 그것은 미래가 보내는 경고. 이미 퇴화한 인간의 예지력이 보내는 메시지. 너의 일상이 무너지려 해. 내 일상은 지루하고 보잘것없었으나 평화로웠다. 지구 어느 쪽에선가의 전쟁과 격동은 영화처럼 현실감이 없었고, 그리하여 내 작은 세계는 평화로웠다. 5부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드는 생각. 그 때 솔직했더..
彰 : 俺ってさ、何やっててもそんな楽しいって感じた事ないんだっちゃ。 나 말이야, 뭘 해도 즐겁다고 느낀 적이 없다공. 信子:私も後で思ったりする方が楽しい。 나도 나중에 생각하는 쪽이 즐거워. 彰 : 何それ? 뭐야 그게. 信子:テレビゲームとか、やってる時は楽しくないんだけど、 TV 게임이라든지, 하고 있을 때는 재미없지만, 勉強してる時とかに思い出すと楽しかったりする。 공부할 때라든지 떠올리면 재미있었다고 생각하곤 해. 楽しい事って、後になってみないと分からないんじゃないかな。 즐거운 일이란 건, 나중이 되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 아닐까. 彰 : 何年かしたらさ、思い出すんかな。 몇 년인가 흐르면 말야, 생각날까? 信子:何を? 뭐가? 彰 : 朝早く3人で人形作った事とか、夕暮れにすすき摘んだ事とか、 아침 일찍 3명이서 인형 만들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