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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nologue

my diary

pencilk 2005. 11. 29. 00:05


나에게 있어 다이어리의 의미는, 할 일들을 정리하고 계획을 정확하게 세워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같은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기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다이어리는 그보다는 '기록'이랄까, '추억'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중고등학교 때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 날 있었던 일이나 그 날의 느낌을 4-5줄이라도 꼭 쓰곤 했었다. 심지어 하루라도 걸르면 며칠 지난 후에라도 기억을 떠올려서 꼭 칸을 채웠었다. 그것은 후에 다시 이것을 읽어볼 때 분명 즐거울 것이라는 확신과, 또 지금은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지만 또는 너무 힘든 것들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봤을 때의 기분은 어떨까 라는 기대,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언젠가는 모두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그렇게 끊임없이 하루하루를 기록하게 했던 것 같다. 다이어리를 꾸미는 데에 모든 칸을 빠짐없이 채우는 것이 예쁘기 때문, 이라는 이유도 사실 굉장히 크긴 했지만.


요즘 한국은 핸드폰 하나로 mp3에 스케줄러에 카메라에, 모든 것이 가능한 듯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거 다 필요 없는데. 사진은 카메라로 찍고 싶고, 음악은 cdp나 mp3로 들으면 되는데. 핸드폰은 그저 이쁜 벨소리 내면서 자그마하게 내 옷 주머니에 쏙 들어갈 크기면 되는데.

핸드폰이 그 모든 기능을 해준다고 해도 나는 사진은 카메라로 찍을 것이고, 그리고 돌아가서 내가 최첨단 PDA폰을 사게 된다 하더라도, 아마 다이어리는 계속 쓸 것이니까. 나에게 있어 다이어리는 내 모든 기억들이 담겨있는 가장 큰 보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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