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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영화

친절한 금자씨

pencilk 2006. 2. 18. 22:01


일본에 있으면서 한창 화제가 될 때 보지 못해서 아쉬웠던 영화.
엄청난 뒷북으로 이제서야 보게 됐지만, 한편으론 친절한 금자씨의 프로모션이 시작될 찰나에 일본으로 가버린 덕분에 포스터 한 장 보지 못한 상태로 영화에 대한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볼 수 있었다. 친구 말로는 초반의 '너나 잘 하세요' 같은 장면은 예고편 등으로 너무나 많이 보여줬다는데, 나는 그런 것들을 전혀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봤기 때문에 더더욱 친절한 금자씨에서의 이영애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고 그랬다.


말 그대로 이 영화는 박찬욱의 영화라기보다는 이영애의 영화다.
한창 촬영하던 중에 박찬욱 감독이 인터뷰에서 '이영애이기 때문에 낯선 표정, 이영애이기 때문에 웃겨지고 마는 장면들이 많아서 이영애 본인도 당황하고 찍는 우리도 즐겁다. 아무쪼록 관객분들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식의 말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바로 이런 의미였군 하고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이영애의 새로운 모습들.


사실 아직 난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중에 본 영화가 없었다. 복수는 나의 것은 워낙에 잔인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일찌감치 볼 생각을 접었었고, 올드보이는 온갖 상도 휩쓸고 평도 좋았지만 그 때 당시의 내 상태가 잔인한 영화는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상태였기에 다음에 봐야지 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아직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금자씨가 개봉한 후에 주위에서 한결같이 '올드보이보다는 못하다'라고 했기에 더 좋다는 올드보이를 나중에 보자 싶어 금자씨부터 봤다.


올드보이를 아직 못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금자씨는 스토리적인 부분에서는 후반부에서 '응?'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꽤나 있었지만, 이영애라는 배우에게서 이렇게나 새로운 표정을 뽑아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사실 금자가 끝내는 구원받지 못했다던가 복수를 하는 의미라든가 뭐 그런 깊은 것들은 별로 다가오지 않았고, 그저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이영애의 표정 때문에 낄낄거리며 꽤 즐겁게 봤다. 특히나 손가락 자르며 용서해달라고 비는(?) 장면과 그 후 새끼 손가락에 엄청나게 두꺼운 붕대를 감고 나타났을 때부터는 계속해서 낄낄거렸다.ㅋㅋ


아, 그리고 BGM도 좋았다.
역시 BGM이 좋은 영화는 좋다.
도입부에 배우들 이름 나올 때의 그래픽도 죽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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