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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영화

NANA

pencilk 2005. 10. 11. 21:56


이 영화 역시 원작인 만화를 전혀 안 봤으므로 원작과의 비교는 불가능하나, 원작을 본 주위의 반응을 보니 극단으로 갈리는 듯. 일단 스토리는 만화의 굉장히 앞 부분 정도밖에 진행하지 못한 듯 싶고 내년에 속편이 나온다는 듯도 하고.


아무튼 만화를 모르는 상태에서 본 NANA는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일단 나카시마 미카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각자의 캐릭터에 너무나 잘 어울렸고, Hyde가 작곡한 Glamorous Sky라든지 눈 덮힌 홋카이도의 배경, 두 사람이 사는 집 등의 무대 세트나 소도구 등이 볼만 했기에.


하지만 영화 자체도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나카시마 미카에 집중되어 있기도 했고, 나 역시 나카시마 미카의 이야기밖에 기억에 안 남았다; 일단 하치의 캐릭터 자체가 내 성격상 절대 공감할 수는 없는 캐릭터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기도 하겠지만.


사실 스토리적으로는 그다지 기억에 남을 만한 부분이라든가 크게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지는 않았다. 단지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있다. 그 장면에서의 이미지와 음악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강렬하게 남았달까.


첫번째는 감독 역시 나나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바로 이 장면 때문이었다고 스페셜 영상의 인터뷰에서 말했었는데, 아직 가사도 안 붙어 있는 노래에 나카시마 미카가 적당히 영어 가사를 붙여서 침대 위에서 즉석으로 열창을 하는 씬. 라이브 공연장에서 제대로 공연하는 장면보다 이 장면이 백 배는 멋졌다. 노래하는 목소리도 훨씬 멋있었고, 진짜 라이브라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강하고 단단해 보이는 나나가 무너지는 순간이랄까.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도쿄로 올라가기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하는 것을 선택하는 나나 쪽이 지금의 나로서는 더 공감이 가지만, 같이 도쿄로 가자는 연인의 말이 달콤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 연인의 손을 힘겹게 뿌리치고 기차에서 뛰어내려 눈 쌓인 길 위에 주저 앉는 장면은,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는 한 칸짜리 지하철과 눈으로 뒤덮인 길, 그리고 bgm으로 흐르던 endless story의 절묘한 조화로 인해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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