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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영화

사랑니

pencilk 2006. 2. 18. 22:59


사랑니는 선생과 제자, 서른살의 여자와 열일곱의 고등학생의 사랑이라는 어찌 보면 굉장히 뻔할 것 같은 설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뻔하게 흘러가지 않고 누구나가 머릿 속으로 쉽게 그려봄직한 선생과 제자의 러브 스토리를 배신하며 허를 찌른다. 이 영화는 뜻하지 않게도, 기억에 관한 영화다.


상대방을 통해 끊임없이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는 주인공들. 하지만 그 역시도 희미하게 퇴색해버린 기억의 한계로 인해 모두 착각이었음을 깨닫기까지.
누구나가 소중하고 아름답게 간직하기 마련인 첫사랑의 기억조차도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머릿속에서 수없이 꾸며지고 만들어져간다. 그렇게 변해버린 기억 속의 첫사랑은 더 이상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닌 자신만의 '환상'이 된다.


흔히 생각하는 선생과 제자의 사랑이라 하면, 어린 쪽이 좀 더 무모하고 적극적인 반면에 알 거 다 아는 어른인 선생 쪽이 망설이고 견제하는 쪽으로 흐르는 것이 흔한 스토리. 하지만 김정은이 맡은 역할은 의외로 사랑에 있어 더없이 솔직하고 적극적인 성격이어서 매력적이다.
서른살에 다시 한 번 첫사랑에 빠질 수 있는 여자는 참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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