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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aily Life

감기와 비

pencilk 2002. 2. 3. 00:11

객지에 있으면 아플 때가 가장 서럽다고 한다.

학기 중에는 매일 3~4시간 자고도 잘 살았었는데 방학이 되니 매일 7시간 넘게 자도 항상 피곤하다. 그저께 좀 무리한 하루를 보내고 났더니 피곤했던지 어제와 오늘 계속 골골거렸다. 급기야는 그저께 밤에 목이 너무 따갑다는 생각을 하며,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어제 아침에 일어나니 그 정도가 오히려 더 심해져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오후 4시까지 잤다.

그리고 오늘 저녁 무렵에서야 아, 감기 걸렸나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목이 따가운데, 코가 막히고 온 몸에 힘이 없는데도 감기 걸렸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그냥 좀 피곤한가보다 하고 넘어가버렸던 거다.

감기 걸렸나보다, 곧 낫겠지...하며 밖을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이런 날에 비까지 오다니... 아무리 좋아하려고 노력해도, 역시 비가 오는 날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는가보다.


내일 있을 기획 회의 때문에 신문 기사 리뷰를 하며, 온갖 게이트를 무표정하게 바라보기, 바깥에 주룩주룩 내리는 빗 소리에 창 밖 쳐다보며 한숨 한번 쉬기, 그리고...평소에는 절대 안 먹고 쳐박아두었던 엄마가 하루에 2번씩 꼭 챙겨먹으라며 사준 비타민제를, 감기약 대신 먹으면서 약간은 씁쓸하게 웃어보기.


감기와 비는 정말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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