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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August 12. 2012 피렌체의 길들은 하나로 이어진다. 물론 모든 길이 그러하겠지만, 피렌체라는 작은 도시의 길들은 조금 특별하다.길을 걷다 보면 어디서든 두오모가 보인다. 두오모가 파리의 에펠탑처럼 높아서가 아니다. 피렌체라는 도시가 그만큼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걷다 보면 어느 새 눈 앞에 두오모가 나타난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준세이와 아오이가 재회하는 장소 역시 그런 곳이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드문 조용한 광장. 광장으로 이어진 골목의 끄트머리에는 10년 전 두 사람이 만나기로 약속했던 두오모가 보인다.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영화가 아니었어도 피렌체에서 길을 걷다 보면 한번쯤은 마주쳤을 법한, 하지만 기억에 크게 남지는 않았을 듯한, 그런 작..
August 12. 2012 내내 춥고 흐렸던 파리에서의 여행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니 요즘 날씨와 너무 맞지 않아, 내내 더웠지만 흐린 날 하루 없이 화창했던 작년 여름의 피렌체 여행이 생각났다. 실제로 파리에서도 피렌체를 그리워하기도 했고. 유럽은 기온이 높아도 습도는 높지 않아서, 8월의 피렌체는 기온이 35~6도까지 올라갔지만 다 때려치우고 호텔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다. 이번 파리 여행에서 얻은 깨달음. 추울 때보다는 차라리 더울 때 여행하는 것이 낫다. 특히나 혼자 하는 여행은.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연결된 힐튼 인에서 1박까지 한 후 루프트한자 시티 에어라인인가 하는 소형 비행기로 트랜스퍼하여 힘들게 도착한 피렌체였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호텔까지 지도도 보는둥 마는둥 하고서..
August 11-12. 2012 어쩌다 보니 3년 연속 여름 휴가를 유럽에서 보냈다. 파리, 런던, 그리고 올해 피렌체까지. 누가 들으면 잘 사는 집 딸이거나 연봉 엄청 높은 회사라도 다니는 줄 알겠지. 하지만 현실은, 3년 연속 유럽행의 결과가 늘어난 빚이라는 형태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하지만 내게는 퇴직금이 있다고 위안하며 그 후폭풍을 견뎌내고 있는 평범한 31살 서점직원 A일 뿐. 왜 빚까지 져가며 3년 연속으로 11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그 먼 데까지 날아갔느냐 누군가 물어온다면, 나는 그저 숨을 쉬기 위해서였다고밖에 답할 수 없다. 좀 더 정확히는 그래야만 사표를 쓰지 않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달까. 특히 올해 피렌체로 떠나던 때의 내 상태는 정말 최악이었다. 사표를 던지지 않고 피렌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