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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일본의 여름은 축제의 계절이다.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하나비(花火, 불꽃) 축제가 열리고, 지역마다 그 지역 특유의 축제들도 열린다. 도쿄의 가장 대표적인 하나비 축제로는 스미다가와 하나비 대회(隅田川花火大会)가 있는데(일본에서는 하나비 ‘축제’라고 하지 않고 하나비 ‘대회’라고 한다), 아사쿠사(浅草) 근처에 있는 스미다 강을 따라 2만여 발의 불꽃을 쏘아 올린다. 일본의 하나비는 그저 예쁜 불꽃을 한꺼번에 하늘에 쏘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불꽃 하나하나가 작품이어서 쏘아 올릴 때마다 만든 업체, 주제 등을 설명하면서 진행된다. 특히 스미다가와 하나비 대회에서는 하나비 관련 업체 7개사와 전국 하나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은 3개사가 경쟁을 벌이는 하나비 콩쿠르가 열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매년 TV..
퀴즈를 하나 내보자. 일본 사람들은 안경 쓴 사람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질까? 1. 모범생에 꽉 막힌 이미지다.2. 지적인 이미지다.3. 독특하고 개성 있다.4. 촌스럽고 외모에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다. 정답은 바로 4번이다. 물론 한국 사람들도 이제 안경보다는 렌즈를 더 선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경 쓴 사람을 외모에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때는, 안경을 쓰고 싶어서 시력 검사 때 일부러 안 보이는 척 하고 안경을 쓰다가 진짜로 눈이 나빠진 어린이들도 꽤 있지 않았던가. (킴스의 오라버니가 바로 그런 어린이들 중 하나였다. 2.0을 육박하던 그의 시력은, ‘안경 쓴 사람이 멋있어 보여서’ 시력 검사 때 안 보이는 척 연기를 해 안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이너스로 뚝 ..
교환학생으로 도쿄에 가기 전 해 여름, 킴스는 일주일간 일본 여행을 갔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1년 후 도쿄에서 거주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하고,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일본 여행이 될 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너무 준비를 안 하고 가는 바람에 온갖 뻘짓은 다 하고, 남들 다 보고 오는 건 못 보고 아무도 안 보고 오는 것만 보고 왔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의 지하철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다. 일본의 지하철 노선도는 정말 복잡하다. 서울 지하철과는 비교도 안 된다. 시부야 역 하나에 지나가는 지하철 노선만 토요코선(東横線), 덴엔토시선(田園都市線), 이노카시라선(井の頭線), 긴자선(銀座線), 한조몬선(半蔵門線), 그리고 JR까지, 무려 6개다. (게다가 JR은 하나의 노선이 아니라 그 안에서 또 ..
알다시피 일본의 국화(國花)는 사쿠라, 즉 벚꽃이다.도쿄에서 사쿠라가 절정인 시기는 4월 중순쯤. 이 때가 되면 벚꽃이 많이 피어 있는 공원이나 거리는 하나미(花見), 즉 벚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도쿄에서 하나미 장소로 유명한 곳은 우에노 공원과 요요기 공원, 특히 우에노 공원(上野公園)은 규모 면에서도 크고 벚나무도 많아, TV에도 자주 등장하곤 한다. 엠스테(Music Station이라는 음악프로그램을 줄여서 엠스테라 부른다) 같은 음악 프로에서 우에노 공원에 야외 무대를 만들어 벚꽃을 배경으로 가수가 노래를 부른다든지, 중계차를 연결해 우에노 공원에서 하나미를 즐기는 시민들을 인터뷰 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킴스는 TV를 통해서만 보았지만, 우에노 공원의 벚꽃은 과연 사람들이 많이 모일 ..
일본 여행에서 지출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교.통.비. 일본의 교통비는 철저하게 거리에 대비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가는 거리만큼 교통비가 든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일본 지하철은 우리나라처럼 모든 지하철 노선의 요금이 일정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노선마다 회사가 달라서, 같은 거리를 가도 어느 선을 타고 가느냐에 따라 요금이 몇 백 엔씩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치요다선(千代田線)은 시모키타자와(下北沢) 역에서 오모테산도(表参道) 역까지 네 정거장에 280엔이지만, 도큐토요코선(東急東横線)은 시부야(渋谷) 역에서 요코하마(横浜) 역까지가 스무 정거장이나 되지만 요금은260엔밖에 안 한다. 거의 6배!!;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 돈을 아끼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교통비 계산을 철저하..
히라가나랑 가타카나 외우는 데만 거의 1년, 그렇게 하는 둥 마는 둥 일본어 공부를 한 지 3년째 되던 해에 갑자기 벼락이라도 맞은 듯 몇달간 미친 듯이 일본 드라마와 일본 음악에 빠져 살았고, 그 다음 해에는 어찌어찌 교환학생으로 뽑혀 1년간 일본 도쿄에 있었습니다. 더 정확히는 1년이 채 안 되는 11개월 남짓(;). 도쿄에 있는 동안의 주 서식지는 시부야와 하라주쿠. (학교가 시부야에 있어서) 요렇게만 말하면 '우와, 좋았겠다~' 생각하시는 분들 있으시겠지만, 물론 저 역시 위치가 시부야라는 것이 아오야마 학원대학(줄여서 아오가쿠)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지만,중요한 건 제가 살았던 기숙사는 시부야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었다는 거~ 아무튼 겨우 1년 살았던 짧은 경험으로 일본에 대해 몇 글자 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