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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 언젠가, 아마도소설가 김연수가 2013년부터 2017년 9월호까지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에 연재했던 칼럼에 새로 쓴 글을 더해 펴낸 여행 산문집 『언젠가, 아마도』. 가장 순수한 여행의 경험은 여행지에서 자신과 같은 인간을 만날 때라고 생각하는 저자가 몽골, 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태국, 일본, 이란, 중국, 실크로드 등 해외의 여러 지역과 순천, 부산, 대구 등 국내 도시를 넘나들며 낯선 감정과 사람, 경험을 통해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깊숙이 묻어둔 기억을 되살리기도 하며, 뜻밖의 깨달음을 얻었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어딘가로 향하는 길 위에서, 낯선 도시에서, 그도 아니면 여정이 끝난 뒤에 마주하는 어..
여행할 권리 국내도서 저자 : 김연수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8.05.13 상세보기 1. 처음 봤을 때보다 많이 친해진 나는 그에게 명함을 주면서 내가 사는 곳은 한국어로는 일산(一山)이니 일본어로는 '이찌야마'인데, 그걸 독일어로 바꾸면 '아인베르크'가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내가 길가다가 만난 일본인에게 어찌 그런 너스레를 떨 수 있었겠느냐마는 그게 다 외로움 때문이었다. 외로움은 맷돼지처럼 힘이 세다. 꼼짝 못한다. 2. 후사꼬 할머니는 버클리는 참으로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날씨도 좋고, 자유롭고, 여유로운 곳. 내게 버클리에 살면서 글을 쓰라고 권유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주 긍정하는 말은 아니고 적당히 맞장구치는 말을 했더니 후사꼬 할머니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국내도서 저자 : 김연수 출판 : 문학동네 2013.11.20 상세보기 1.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미경이 진짜 닥터 강을 늑대라고 믿고 있다는 걸 알고는 여동생의 과학 상식이 그토록 부족하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그런 과거가 부끄러웠는지 아니면 열 살 언저리에는 레테의 강처럼 망각의 심연이 존재하는 것인지, 나중에 미경은 그런 꿈을 꿨다는 사실도, 늑대인간의 정체를 폭로할 방법을 연구했다는 사실도 다 잊어버렸다. 하지만 우리 인생의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어둠의 장막 저편으로 숨어들었을 뿐, 그 기억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 p.100 2. 그러자 의사는 빙그레 웃으면서 '마취도 하지 않고 이를 뽑았는데도 아프다고 소리치기는커녕 이마를 찌푸리지도 않았다면, 그건..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국내도서 저자 : 정여울 출판 : 홍익출판사 2014.01.10 상세보기 1. 그 후로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떠나지 못하는 것은 일이나 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사는 세상 바깥을 꿈꾸지 못하는 내 자신의 닫힌 마음 때문임을. 우리는 저마다 자기 삶에 대해 완벽한 주인이다. 그런데 그 주인이라는 자리가 항상 편안한 것은 아니다. 가끔은 '내 삶'이라는 이름의 열쇠나 지갑을 누군가에게 맡겨두고 잠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여행은 우리를 잠깐 그 피곤한 '삶의 주인'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든다. 내 삶의 자발적인 이방인이 된다는 것. 그것이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은밀한 기쁨의 또 다른 시작일 것이다. - p.145 2. 폐허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 아니라 모든 곳이 있었던 한때를 ..
겨울왕국 (2014) Frozen 8.4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박지윤, 소연, 박혜나, 최원형, 윤승욱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 미국 | 108 분 | 2014-01-16 뒤늦게 겨울왕국을 본 소감. (스포 아주 많음) 다들 엘사 엘사 해서 엘사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엘사가 아닌 안나가 주인공이다, 라는 것까지도 어디서 주워들은 상태로 뒤늦게 봤는데, 안나도 의외로 매력적이어서 좀 안 됐다는 생각이. ㅋㅋ 역시 음악의 힘 + 미모의 힘은 크다... 엘사가 안나보다 더 예쁘고(..), 결정적으로 let it go의 주인공이었기에. 쟈닌한 애니의 세계로군. 심지어 등장하는 남주조차, 왕자님이 아닌 가난한 얼음 장수가 진정한 사랑이었다는 설정은 일면 아름다워 보였으나, 한스 왕자 처..
이소라도 에피톤도 아닌 버스커버스커가 날 울렸네. '처음엔 사랑이란 게'의 전주가 흘러나오던 순간과 장범준이 노래 부르다 클라이막스 직전에 기타 연주를 틀려서 다시 부르겠다고 했을 때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고음을 잘 내고 기타 연주 실력이 좋은 걸로는 결코 오늘의 장범준을 이길 수 없을 거다. 오늘 공연 정말 최고. CJ의 그늘 아래에 있었던 작년콘과는 비교가 안 된다. 스트링 편곡에 어쿠스틱 쌩연주 노래에 2층 내 자리 코앞에 앉아서 거의 10곡을 불러주다니, 내가 버스커한테 기대했던 건 ㅡ그 이상으로ㅡ 다 이루어서 콘서트가 끝나도 광대가 제자리로 돌아오지를 않는다. 삑사리 나고 기타 틀려도 노래 부르는 모습이 이렇게 멋진 건 장범준뿐일 거야. 범준이 잘생겼어 귀여워 멋있어 범준이랑 결혼할래. 무..
2집 버스커버스커아티스트버스커 버스커발매2013.09.25장르락리뷰보기 드디어 버스커버스커 2집이!! 데모 버전으로 들으며 대중적이지 않아서 끝내 앨범에는 안 실리려나 하고 포기했던 잘할 걸이 첫 곡으로(1번 트랙 inst 제외하고) 나온 순간,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랜데 하다가 야밤에 혼자 너무 좋아서 소름 돋음. 11월 버스커버스커 콘서트 예매해둔 것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타이틀곡 처음엔 사랑이란 게는 데모 버전으로 못 들어본 곡인데 듣자마자 바로 따라 흥얼흥얼.가사며 곡 분위기며, 장범준은 정말 지독하게 내 취향의 곡을 쓴다. (노래하는) 목소리랄까, 노래 부르는 스타일까지 내 취향이다. 듣고 있으니 참 좋고, 또 한편으로는 버스커버스커를 좋아했던, 지금은 없는 누군가가 자꾸만 생각나서 쓸쓸하..
LIFE 사진전. TV에서 광고하는 걸 보고 가게 됐는데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갔는데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LIFE에서 일했던 이들, 그리고 LIFE라는 잡지가 존재했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참 부럽더라. 특히 LIFE 폐간이 결정되고 웃는 얼굴로 마지막 영상을 찍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던 직원들의 모습은 인상에 깊이 남았다. 엽서도 샀다.좋은 사진이 참 많았는데 엽서로 판매하는 사진은 한정적이라 좀 아쉬웠지만. (사진은 너무 좋은데 방에 붙여놓기 우울해서 못 산 사진들도 꽤 된..)왼쪽 사진은 사진 자체가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 오른쪽 사진은 아인슈타인의 방 사진인데 사진 자체보다는 그 사진에 적혀 있던 카피가 좋았다. "A가 인생의 성공이라면 A=x+y+z이다. x는 일, y는 놀이, 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