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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베네치아는 가면과 유리세공으로 유명해서 길거리에 가면이나 목걸이, 악세사리 등을 파는 조그마한 가게들이 즐비해있다. 특히 유리세공품들은 어찌나 이쁘던지. 그런데 막상 사면 너무 예뻐서 깨질까봐 사용도 못할 것 같았다.;; 베네치아 운하에서 볼 수 있는 곤돌라는 과거에 귀족들이 부를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 호화롭게 꾸며져 있는데, 지금도 요금이 너무 비싸서 일반 사람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로 관광객들이 곤돌라를 타는데, 가난한 배낭여행객이었던 우리는 안 타고 구경만 했다; (여행의 막바지여서 교통수단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무조건 걸어다녔다;) 곤돌라를 타고 가는 신랑과 신부. 베네치아에서는 신혼여행을 곤돌라로 떠나나보다.(웃음) 수상버스 안에서 앞에 앉았던 여자아이. 옆에 앉은 엄마한테 온갖 ..
'네멋대로해라'의 복수와 경이 막연히 가보고 싶어했던 곳, 베네치아. 말 그대로 물 위의 도시. 이렇게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베네치아는 정말 그림 같았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건 참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바라본 베네치아의 바닷물은 배가 많이 다녀서 그런지 의외로 많이 더러웠다. 집의 아랫부분들은 (물에 잠겨 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이끼가 잔뜩 끼어 있고, 나무로 된 기둥이나 문들은 썩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좋았다. 바닷물까지도 깨끗했다면 그야말로 그림같을 뿐, 왠지 사람들이 사는 곳처럼 느껴지지 않았을 거다. 바닷물에 의해 여기저기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녹이 슬어있는 건물들은 땅이 아닌 바다를 딛고 일어선 베네치아 사람들의 '생명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
융프라우는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산이다. 기차를 타고서도 워낙 철로가 가팔라서 조금은 마음 졸였을 정도로 높은 산인데, 놀랍게도 걸어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역시 융프라우에서 잊을 수 없는 것은 정상에서 나눠주는 바로 이 육개장 사발면. 정상에 있는 매점에서 융프라우 티켓을 제시하면 허접한 모자나 육개장 둘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는데, 모자가 워낙 허접하여 외국인들도 모두 육개장 사발면을 먹는다. 유럽에서는 돌아다니는 내내 듣는 소리가 "Japanese?" 아니면 "Chinese?", 심지어는 물어보지도 않고 '사요나라', '곤니찌와' 등 일본어로 말 거는 외국인들도 많다. 그만큼 한글을 볼 기회나 한국말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는데 (물론 한국인 관광객들을 통해서 말고 순수히 그 나라에서 말이다. ..
융프라우가 있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 인터라켄. 융프라우를 빼면 그냥 자연 풍경이 전부인, 참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었다. 그래서 인터라켄에 도착한 첫날에는, 그 전까지의 빡빡한 여행 일정에서 벗어나 한가롭게 여유를 즐겼다. 설렁설렁 마을 한바퀴를 돌기도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도 하고. 여행책자에 꼭 여기는 가봐라! 같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발 닿는 대로. 유럽 배낭여행은 많은 돈을 들여서 많은 나라를 한꺼번에 쭉 돌고 오기 때문에, 돈이 아깝고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정말 열심히 다닌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쫙~ 세워서 꼭 극기훈련 하는 것처럼 새벽같이 일어나서 돌아다닌다. 그래서 아마 이 날이 가장 여유로웠던 날이었을 거다. 인터라켄에는 융프라우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
빈의 재래시장. 세계 어디를 가나 재래시장의 분위기는 비슷한 걸까. 빈의 재래시장도 재래시장은 재래시장이더라. 거기서는 이국적인 느낌보다는 오히려 익숙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좀 특이했던 건 물건을 파는 분들의 별로 팔 마음 없어 보외는 표정; 무서운 머리 아가씨.(;) 사실 사람들 사진 찍는 거, 실례다; 말도 안 하고 찍는 거니까.-_- 이 아저씨 찍을 때 몰래 찍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딱 걸려버렸다. 나한테 뭐라뭐라 말을 하셨는데, 당췌 알아먹을 수가 없었..; 영어도 못알아듣는데 오스트리아에서 내가 독일어를 알아들을 리가; 나는 사진 찍느라 언제나 일행들보다 뒤쳐지곤 했는데 그 날도 일행들이 먼저 저 앞에 가고 있었기 때문에 아저씨께 그냥 죄송하다고 꾸벅 인사하고 도망쳐버렸다; 이 자리를 빌..
빈에 도착하다. 슈테판 성당에서 오페라극장까지 이어지는 빈의 중심거리인 케른트너 거리 Karntnerstrasse. 거리 곳곳에서 무명악사들이 왈츠를 연주하고, 허름한 옷차림의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빈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뷔너슈니첼. 돈가스의 원조격인데, 레몬즙을 뿌려먹는다는 것 외엔 돈가스와 맛이 거의 똑같다. 각 나라마다 꼭 먹어봐야 할 것이라고 해서 꽤나 비싼 돈을 주고 먹었던 음식들이 다 입맛에 맞지 않았었는데 뷔너슈니첼은 그나마 한국사람 입맛에는 가장 무난했던 듯. 하지만 결국 우리나라 돈까스랑 별로 다를 게 없다는 점에서는 좀 돈 아까웠음; 이 곳은 꽤 넓은 데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웨이터 아저씨가 서빙과 계산을 다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먹다보니 케쳡이 모자랐는데 아저씨가..
프라하성으로 가는 길에 만난(?) 트램. 프라하성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 시내. 프라하 중심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블타바강과 멀리 카를교도 보인다. 빨간 지붕들이 가득 있는 프라하의 풍경은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어떤 분위기가 있다. 말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데, 전체적으로 안개 속에 파묻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냥 내 기분이 그랬던 것일 수도 있지만. 프라하성에서 프라하 시내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왠지는 잘 모르겠지만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현실감 없는 풍경이 펼쳐졌달까. 굳이 따지고 보면 다른 유럽 나라들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특이한 풍경이 펼쳐지거나 한 것도 아닌데도 그랬다. 프라하성을 오르는 황금 골목에는 이런 그림을 파는 곳이 줄줄이 늘어서있다. 대부분이 ..
화약탑. 탑은 높은데 거리가 좁아서 아무리 뒤로 가도 이렇게밖에 찍히질 않았다. 사진에서도 드러나지만 이 날 하늘은 참 예술이었다. 성 미클라슈 교회. 구시청사의 천문시계. 두 개의 위 아래 원으로 되어있는 이 시계는 당시의 천동설에 입각한 우주관을 보여준단다. 매시 정각이 되면 죽음의 신이 벨을 울리면서 12사도들이 두 개의 창문을 통해 한 번씩 돈다. 그 죽음의 사도 어쩌고..(..)가 끝나고 나면 젤 위에 있는 황금닭이 한 번 우는데 그게 참 짤막하면서도 강렬하고 허무하고 웃기고 재미있다.; 우리들은 "에, 방금 운 거야?" "저게 바로 그 황금닭?" "헉;" 뭐 이런 반응들이었다.ㅋㅋ 이 시계는 뮌헨 신시청 시계탑의 인형극 만큼이나 유명하다고 한다. 유명하다고 하니 예의상으로라도 한 번 봐주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