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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그 사이에 끼어있는 본문
오늘 수능을 친 수많은 고3들은 시험을 잘 쳤든 못 쳤든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뭔가 새로운 일이 펼쳐질 것만 같은 기분을 막연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한 때는 나도 거기에 목숨 걸고 2번이나 치뤄냈던 일들인데도 이제는 아득하기만 한.
내 주위에서 가장 먼저 취직이 되어 자랑스러워 했던 친구가 어제 취직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근 일주일간 매일 울고 술마시고 그랬다며.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한 친구는 요즘 거의 정사원처럼 출퇴근하는 알바를 하고 있는데 매일 새벽 2시가 다 되어야 퇴근한다고 한다.
지난 주말에 만난 윤정언니는 계속되는 야근은 이미 익숙해져버린 듯 했고, 다른 여가 생활을 할 시간도 없으니 외롭고 힘들어서 빨리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간 오빠는 어제도 밤을 꼬박 새고 들어왔는데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한다며 집에 오자 말자 거의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요즘
아무런 스트레스도 없고, 잠도 지나치게 많이 자고 있고,
하루종일 적당히 멍한 상태로 부유하면서, 그렇게 잘 살고 있다.
가끔씩 지나치게 허무해진다거나 외롭다거나 하긴 해도.
지금의 나는
고3 때로 돌아가서 다시 수능 칠래? 라고 묻는다면 싫다고 대답할 거고,
지금 당장 졸업해서 취직할래? 라고 물어도 싫다고 대답할 거다, 아마.
학생과 사회인의 사이. 어쩌면 가장 좋을 시절.
그리고 어쩌면 가장 답답하고 허전하고 외로울지도 모르는 시간.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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