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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드라마

드라마ㅣ 夢のカリフォルニア 꿈의 캘리포니아

pencilk 2004. 9. 18. 18:02

지금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본다면 누구라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드라마. 주인공들이 하는 고민들이 너무나 공감이 되어서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답답해하기도 했다. 음, 뭐랄까. <네멋>은 내가 생각지 못했던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서 나를 뒤흔들었다면, <꿈의 캘리포니아>는 나도 경험했던 고민들이라든가 내 안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결론이 난 부분들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아'하는 탄성이 나오기보다는 고개를 끄덕이게 했달까.

겉으로 보기에는 무엇 하나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친구가 눈 앞에서 자살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この先いい事あるの?'. 앞으로 좋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웃어 넘기며 잘 모르겠다고, 생각이 잘 안 난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하지만 그 대답으로 인해 친구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얼마나 견디기 힘들까. 그 때부터 뒤흔들리기 시작한 세 사람의 모습은 이해가 가기도 하고 또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단순히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는 어리광일 뿐이군. 자네는 지금까지 죽을 정도로 무언가를 해본 적이 있나? 없지 않나? 공부여도, 스포츠여도 좋아. 노는 것이라도 상관 없어. 이제 이 이상 하면 죽어버릴 거야, 진정 한계다, 그렇게까지 무언가를 해본 적 없지 않나? 그러니까 그 따위인 거야. 앞으로 아무 것도 좋은 일이 없다고? 장난치지마. 좋은 일이라는 게 뭐야? 그런 거 생각하는 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인간이 무언가를 이루는 데에는 희생이 필요한 거야. 어느 정도 무엇을 참아왔느냐, 그 양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거야. 자네같이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말하는 녀석에겐 미래 따위 없어. 있을 것 같나? 자네의 의지는 어디에 있나? 차라리 그 죽은 친구 쪽이 나아. 적어도 그 친구는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선택했다. 목숨을 버리겠다는 길을 선택했어. 그 이하야, 자네는. 그래가지고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겠나?" 


엄청난 독설을 들으면서도 슈가 한 마디 반론도 못 한 채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것이 모두 사실이기 때문. 우리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역시 사회라는 현실과 부딪히기 시작하면서부터일 것이다. 한 번 부딪혀서 상처를 입고 나면, 다시 일어나 또 부딪혀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쳐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그랬고. 모든 것이 다 싫어져버려서 이 현실로부터 도망쳐버리고 싶다는 그런 기분.

도피, 도망, 벗어남. 단어 선택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
바로 지금, 여기로부터 떠나고 싶다는 것만은 모두 같다.
너무 길어진다거나 거기에 주저앉아 버리지만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현실도피는 필요할 지도. 뭔가 일상에서 벗어나서 일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달까.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훌쩍 떠난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회인으로서는. 가족이나 학교는 그렇게 훌쩍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받아들여주지만 사회라는 곳은 결코 그렇게 해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바닷가에서 즐거운 생활을 하면서도 도쿄에서의 자신의 자리가 사라질까봐 불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한다. 모든 걸 털어버리고 훌쩍 떠날 때는 마음 편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버려두고 온 것들이 걱정되고 돌아가려고 생각해도 잘 해낼 수 있을까 자신 없기도 한 것. 누구나 그럴 것이다.



かおり:やり直せるよね。だってさ、考えてみたらまだ二十一だもん、私たち。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생각해보면 아직 21살인걸, 우리들.
恵子:まだ二十一か。なんか最近そんなふうに思ったことなかった。
         아직 21살인가. 왠지 요즘들어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 없었어.
琴美:うん。もう二十一かって、何か思ってた。
         응. 벌써 21살인가, 뭔가 그렇게 생각했어.
恵子:そうだよね。まだ二十一だよね。
         그렇네. 아직 21살이네.


そう。僕らはまだ二十一。「もう」ではなくて「まだ」。
그래, 우리들은 아직 21살. '벌써'가 아니라 '아직'



<꿈의 캘리포니아>의 세 사람의 여행은 그리 대단한 여행은 아니다. 그들이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용기를 얻게 되는 계기도 참 별 것 아닌 일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하나의 전환점이다. 누구나에게나 그런 것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닐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만은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한 그런 순간, 그런 기억.

각자 무언가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어보고, 무언가 해냈을 때 다시 만나자고 손가락 걸고 약속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지금 우리는 해야할 일이 있으니 한동안은 보지 말자, 하지만 다시 볼 때까지 각자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하는 거야. 그 후에 다시 만나자. 그런 약속.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그런 어딘지 모르게 로맨틱한, '청춘'이라는 느낌의 기억들.


꿈의 캘리포니아를 보면서, 나는 많이 웃기도 하고 또 많이 울기도 했다. 그 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 추억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래서 참 행복했다.

힘든 일을 함께 겪고 또 바보같은 일, 시시한 일도 함께 한 친구. 그런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꿈의 캘리포니아>의 세 사람이 참 부러웠다.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남녀가 친구로 지내면서 전혀 연애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홈드라마도 그랬고, 뭔가 이 작가의 특성일지도.(笑)

매회 엔딩에서 堂本 剛의 '街'가 흐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곤 했다.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야 할 나의 '길'에 대해서.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때 도망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도망친 결과가 돌아오게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상처 입기도 하고 힘든 현실이지만, 그 현실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싸워나가겠다고 노래하는 ''의 가사는 처절할 정도로 절실하다. 당시의 는 어떤 면에서는 스스로가 나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싸워가겠다'고 가사로 썼던 걸지도. 내가 언제나 일기를 실제의 자신보다 더 진취적으로 쓰곤 하듯이.

그리고 '친구'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인생이라는 '길'에 있어서 어차피 결국은 혼자일 지라도, 그래도 너무나 힘들었거나 너무나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을 함께 했던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기억이라고. 그들이 그 여행을 결코 잊지 못할 거라 했듯이 나 역시 그 기억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한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것는, 마음 속으로 떠올리면서 웃을 수 있는 기억이 얼마나 있느냐라는 대사를 들으며 생각했다. 나는 꽤, 아니 아주 많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山崎 終

麻生惠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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