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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출장 첫째주

pencilk 2019. 9. 28. 01:10
2015. 8. 25.

 

폭풍처럼 지나간 도쿄 출장 첫주.

날씨가 아닌 다른 의미의 불지옥이 펼쳐졌지만 그래도 같이 온 사람들이 좋아 위안이 되는 한주였다.

 

아무것도 없이 케이블만 난무하는 내 자리. (사실 내 자리라 할 수도 없는 임시 거처)

한국에서 쓰던 모니터보다 좋은 모니터라 이렇게 이탈리아 여행 사진 띄워놓고 일하다 말고 멍때리고 있다.

오른쪽은 일본의 짠 음식들을 견디는 데 필수인 오~이오차.

 

LINE 사무실이 있는 히카리에 27층에서 내려다본 시부야 풍경.

멀리 요요기 공원 너머 빌딩들의 풍경이 왠지 뉴욕 같아서 묘한 느낌이었다.

 

LINE 카페 레고 테이블에 브라운과 레너드가 있는 걸 보고 후배님과 샐리 만들기 도전.

제일 쉬울 것 같아서 별 생각없이 시작했는데 만들다 보니 빠져들어서 엄청 열정적으로 임함. ㅋㅋ

 

사실 도쿄 도착하자 마자 이슈가 빵빵 터져서 다들 쉬기는 커녕 첫날부터 야근 작렬이었다.

쓸쓸한 차장님의 옆모습 ㅋㅋㅋ

 

아오가쿠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던 시절 참 좋아했던 大戸屋(오오토야)의 チキンかあさん定食(치킨카아상 정식).

그때 생각이 나서 도쿄에 갈 때마다 오오토야는 꼭 한번씩 들르는데

나에게는 오오토야의 음식들이 일본의 집밥같은 느낌이라 먹을 때마다 좋다.

 

자취생에겐 구경하기 힘든 고등어 구이 정식도 먹고.

 

여기는 시부야에 있는 東京トンテキ(도쿄 돈테키)라는 곳.

돼지고기가 스테이크처럼 나오는데 가격 대비 맛이며 질이며 굿이다.

다만 나에게는 돼지고기 기름이나 돼지 냄새가 조금, 아주 조금 아쉬웠다. (내가 이상하게 고기 냄새에 민감함)

 

요건 油そば(기름소바).

가게 이름도 별다른 상호 없이 '유소바'였던 것 같은데, 그냥 먹으면 별다른 맛이 없는 것 같지만

신비의 油(기름)을 면 양에 따라 2번 혹은 3번 뿌려주면 맛이 확 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매운 맛으로 시키고 매운 양념도 한두 스푼 추가하면 한국 음식 못지 않게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는데

문제는 일본 음식이 다 그렇듯, 역시나 너무너무너무 짜다. ㅋㅋㅋㅋ

맛있긴 한데, 먹고 나면 나같은 커피 킬러도 녹차! 물! 을 외치게 된다.

 

그리고, 한주의 대미를 장식한 금요일 저녁 메뉴는 샤브샤브.

渋谷 公園通り(시부야 코엔거리)에 있는 鍋ぞう(나베조우)라는 곳에 갔는데

2시간 제한이 있고 샤브샤브 고기는 무제한이다.

 

무제한인데도 맛이 예술.

육수를 샤브샤브와 스키야키로 시켰는데, 스키야키는 날계란에 마늘을 넣어 만든 양념에 찍어먹는 게 진리다.

나 날계란 비려서(더 정확히는 비릴 거라고 생각해서 먹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싫어했는데

다들 날계란에 다진 마늘을 섞은 양념에 찍어 먹더니 맛있다고 감탄에 감탄을 해서 나도 결국 먹어봄.

아아, 스키야키 + 날계란 + 마늘은 진리였다.

 

"니쿠 오카와리 오네가이시마스"를 원없이 소리침. ㅋㅋㅋ

 

고기도 맛있고 맥주도 맛있고 금요일 밤이고 해서 다들 기분이 업됐다.

이날 찍은 사진을 보면 다들 표정이 참 좋다.

도쿄 도착해서 야근 따위 한 적 없는 듯한 즐겨워 보이는 표정.

 

 만개한 내 입. ㅋㅋㅋ

 

표정 보소. 엄청 행복해 보임.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행복하게 맛난 샤브샤브와 맥주를 마시고 남자 개발자분들은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는 슬픈 전설이...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