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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할 것 같다 본문
바야흐로,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바로, 죽음의 2학기, 토할 것 같은 팀과제와 레포트의 릴레이.
그래도 2달은 잘 견디고 있었는데, 오늘, 앞으로 며칠 동안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다가 토할 것 같아졌다. 이번 학기 들어 처음 든 생각이다. 이제부터 학기 끝날 때까지 매일 이 생각을 하며 살게 되겠지.
오늘, 다시 우울해지려 해서 마음 다 잡느라고 진짜 고생했다. 우리 집은 돈도 없고 엄마한테 유학은 커녕 어학연수 보내달라는 소리도 미안해서 못 한다. 대학 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임에도 속이 쓰린 건 사실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도 워낙 무서운 인간들만 득실대는 학교라 장학금도 잘렸지만, 이번 학기도 내 희망은 오직 그거 하나다. 장학금 타는 거. 장학금 80만원 타봤자 우리 과 등록금의 4분의 1도 안 되지만, 그 이유로 부모님께 당당하게 어학연수라도 보내달라 말하고 싶어서. 진짜 솔직히 그게 내가 장학금 타고 싶은 이유다. 물론 부모님께 이런 말은 절대 못 한다. 이러다 외국 못 나가보고 졸업할 확률도 높다.
이미 놓친 교환학생 같은 거 했으면 됐을지도 모르는데 따위의 생각은 해봤자 우울하기만 할 뿐인데, 오늘 아침부터 한 친구 때문에 참 속이 쓰렸다. 잊고 살았던 이런 생각들을 끄집어내게 해서 내가 참 초라해지는 것 같았다. 그럴 필요 전혀 없는데, 이상하게도 좀처럼 오늘 하루는 기분이 나아지지가 않았다. 내내 머릿속을 맴돌아서 더 토할 것 같았다.
그래도 이거 하나는 자신 있다.
그 누가 물어도 나는 최선을 다 해서 대학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잊어버리자. 이런 우울함 따위는 앞으로 해야 할 수많은 일들에 방해만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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