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Today
- Total
pencilk
박민규, 『아침의 문』 본문
![]() |
|
그리고 생일 축하해. 언젠가 그런 쪽지를 보내온 적도 있었다. 생일 축하해. 삶을 인정하는 JD의 그런 태도를 나는 무엇보다 높이 샀었다. 절대 믿어선 안 될 것은
삶을 부정하는 인간의 나 자살할 거야, 란 떠벌림이다. 그런 인간이 가야 할 길은 알콜릭 정도가 적당하다. 삶을 인정하지 않고선 실제로 자살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뭐랄까, 결혼을 한 인간만이 이혼을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 수 없다. 빅 데이에 참가했다 돌아간 두 녀석도 전자의 경우였다. 말하자면 여태 독신으로 살면서 난 반드시 이혼할 거야, 를 외쳐온 셈이랄까. 물론 이것은 험담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살아갈 수 있는 인간들이다, 라는 얘기다.
+
좋다. 박민규의 글.
진지하지 않은 척 하고 있지만, 이건 그렇게 심각한 이야기가 아니야, 하며 끊임없이 농담처럼 툭툭 던지고 있지만, 이토록 진지한 글을 나는 보지 못했다. 김연수도 좋지만, 박민규에게는 그런 여유와 유머가 있어서 좋다. 아내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글을 쓴다는 그의, 농담을 할 줄 아는 그의 글이 좋다.
김영하, 전경린, 정이현, 성석제, 의 최근작들은 하나같이 (나에게는!) 실망이었지만
내가 많이 좋아했던 박민규, 김애란, 김연수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그리고 오랫동안 작품을 발표하지 않은, 하지만 지금 무언가 끊임없이 쓰고 있는 듯한 은희경은
잘은 몰라도 트위터에 올리는 글들만 봐도 ㅡ물론 좀 수다스럽긴 하다만ㅋㅋㅡ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다.
딱 이 4명만, 계속해서 나를 전율하게 하는 작품을 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참, 한명 추가되었다. '한강'의 발견이 있었지.
5명이다.
아, 행복해.
'THINKING > 책,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0) | 2011.04.02 |
---|---|
윤광준, 『마이웨이』 (0) | 2011.03.23 |
한강, 『바람이 분다, 가라』 (0) | 2010.08.04 |
김경주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0) | 2010.07.30 |
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1) | 2009.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