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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이십사] 1+1 함께 읽으면 좋을, 궁합이 맞는 책 본문
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소설 속 여성들은 가부장적 사회를, 남성을, 그리고 집을 떠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거나 아이만을 바라보며 살지 않고,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을 위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공지영과 전경린. 두 사람은 이러한 90년대 소설의 선두에 서있었던 작가들이다. 그 접근방식에 있어 은희경이 냉소를, 김형경이 정신분석학을 택했다면, 공지영은 신파를, 전경린은 성(性)을 택했다.
이렇게 다소 다른 방식으로 집을 나섰던 그녀들이 집으로 돌아왔다. 바로 '즐거운 나의 집'과 '엄마의 집'이다. 그녀들을 집으로 돌아오게 한 것은 바로 그녀들의 딸들, 더 정확하게는 '가족'이다. 공지영의 '위녕'과 전경린의 '호은'은, 다소 독하고 당차고 또 비관적이었던 그녀들을 '엄마'이면서 또한 '가족'인 한 여자로 돌아오게 했다. 집을 떠나야만 찾을 수 있었던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이제는 자신의 집에서 가족을 지키면서도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면에서 '즐거운 나의 집'과 '엄마의 집'은 일맥상통한다.
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엄마의 이야기와 언젠가는 그 '엄마'가 될 딸들의 성장기. 다른 지점에서 출발하여 잠시 접점에서 마주친 전경린과 공지영이라는 두 작가가 앞으로 또 어떻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지, 이 두 작품을 함께 읽으며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YES24 도서팀 블로그 <책방이십사> - '테마책방'
원문 : http://blog.yes24.com/document/140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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