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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aily Life

찹쌀떡~ 메밀묵~

pencilk 2003. 10. 11. 02:07

저녁 때 창 밖에서 어렴풋이 이런 소리가 들렸다.

"찹쌀떡~ 메밀묵~"

진짜 옛날에나 들을 수 있었던 그 특유의 억양과 꺾임으로 찹쌀떡과 메밀묵을 외치는 아저씨의 목소리에, 순간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잘못 들었겠지'하고 그냥 넘겼다.


오늘도 당췌 무엇을 했는지도 모른 채로 시간이 훌러덩 가버리고 (그래도 오늘은 영화라도 하나 봤다. 다행이다 다행= =) 새벽에서야 정신차리고 뭘 좀 해보려는데, 배가 고팠다.-_- 그래서 오빠와의 합의 하에 먹을 것을 사러 편의점에 갔다.

그런데, 어렴풋이 들려오는 "찹쌀떡~ 메밀묵~" 소리(;)
편의점 가는 길에 나는 무언가를 목에 걸고 돌아디면서 찹쌀떡 메밀묵을 외치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고 만 것이다; 시각은 무려 새벽 2시.(비틀)

편의점에 가면서 과연 팔리긴 할까 생각해봤다. 찹쌀떡과 메밀묵도 떠올려보았다. 찹쌀떡은 그렇다 쳐도 메밀묵을 떠올리는 순간 떠오르는 그 엄한 상황이란...
'아저씨 메밀묵 하나요.' (부들부들)

편의점에서 먹을 걸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그 메밀묵 아저씨를 보았다. 여전히 그 판때기 같은 걸 목에 건 채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며 나와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계셨다. 나는 또 순간 '야 찹쌀떡 디게 안 팔려.'하고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는 통화내용을 상상하고는 혼자 비실비실 웃었다;


그러고보면 어릴 때도 '찹쌀떡~ 메밀묵~'의 그 익숙한 억양과 톤은 많이 들어봤어도 진짜 파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찹쌀떡 메밀묵'은 주로 아저씨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어렸을 땐 '재첩국 사이소, 재첩국' -> 이 소리도 자주 들었다.(;) 이 목소리는 백에 백 아주머니였는데, 재첩국을 한 솥 끓여서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재첩국을 팔았던 것 같다.

그 외에도 개장수, 고물장수 등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분들을 많이 봤던 것 같은데, 엿장수 아저씨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안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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