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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aily Life

전공 변경

pencilk 2003. 11. 12. 04:54

전공 변경 신청을 했다.
광고 홍보학과에서 언론 정보학과로.
사실 별로 큰 변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홍보쪽은 처음부터 관심 없었고, 광고 쪽에서도 기획이나 마케팅 쪽보다는 오로지 크리에이티브 쪽에만 관심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원래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하겠지만, 우리 과 광고 홍보학과의 커리큘럼은 모두 기획, 전략, 마케팅 위주에다 지나치게 실습에 편중되어 있어서, 마치 광고 회사나 홍보 회사에 들어간 것처럼 상황 분석하고 전략 짜고, 빡세게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팀과제에 치여야 한다. 그래서 늘 녹초가 되곤 했다. 하긴, 크리에이티브를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참 장사랑은 성격이 안 맞는다. 잘 팔리게 하는 것, 또는 내가 파는 것, 전략적인 것, 그런 것들은 나와 성격에 참 안 맞는다. 언론 정보학과로 전공을 바꿨다고 해서 기자가 되고 싶다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나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가지고 있고, 기사 쓰기라는 글쓰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결코 객관적일 자신이 없고, 매순간 나는 언제나 주관적이므로. (하긴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무엇보다 내가 빠진 글은 내 스스로 별로 '쓰고싶음'을 못 느낀다.


그냥 지나치게 비약해서 말하자면, 책 읽을 시간을 벌고 싶어서-다. 좀 웃기긴 하지만 이대로 광고 홍보학과 공부를 계속 하다간 난 대학 시절 내내 별로 책도 못 읽고 졸업할 것 같다.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학기 중에는 도저히 책 한 권 읽을 시간 없게 학생들을 돌린다. 다들 지쳐 나가떨어져서, 방학이 시작되도 한 동안은 멍하게 잠만 자면서 살게끔 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책을 읽게 하는 수업을 들으려는 마음에, 사회학을 부전공하기로 마음 먹었고, 이번 학기에는 문학관련 교양을 2개 들었다. 그래서 그나마 이번 학기는 어찌어찌 수업 때문에라도 책을 읽고 있다. 저번 주에 수업과 상관 없이 빌려왔던 3권의 책은 레포트 때문에 읽어야 할 책들 뒤로 밀려나고 말았지만, 아직도 끈질기게 반납하지 않고 대출 연장을 하고 있다. 어떻게든 다음주 월요일까지의 2개의 레포트가 끝나면 3권 중 1권이라도 읽어보자 하고. (다음주 월요일 이후부터는 바로 징그러운 마케팅 홍보 개인과제와 팀과제에 치이기 시작할 거라서 과연 가능할는지는 모르겠다)



겨울 방학의 목표는 언제나처럼 책, 영화, 그리고 여행이다.
전공 변경도 좀 우습지만 그 일환이다.
어차피 우리 과 관련 직업들의 특성상 전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광고 회사고 방송국이고 언론사고, 신방과라서 좋은 건 없다. 그것보다는 책 많이 읽고 경험 많이 하고, 그렇게 내공을 쌓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니까.


언론 정보학과 정현경. 아직은 좀 낯설다.
광고인이 되겠다는 생각도 별로 한 적 없으면서도 광고 홍보학과 정현경.이라고 3년 동안 레포트를 썼더니 그래도 거기에 익숙해졌나보다. 




 
AllSunday   03/11/15
언니는 언론이 더 잘어울린다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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