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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YES24

[책방이십사] 나를 울린 책

pencilk 2007. 9. 4. 09:37

2007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박민규 등저
해토 | 2007년 07월

2007년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한 박민규의 <누런 강 배 한 척>은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그러하듯, 사 년 전 어느 날 ‘문득’ 고인이 되신 그의 아버지를 위해 쓰여진 단편이다. 박민규 스스로는 자신의 아버지가 시시하고 무던한 삶을 사셨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를 기억하던 모든 이들의 추억 속에서 그의 아버지는 최고의 가수였고 최고의 화가였으며, 시가와 풍류를 즐기는 예인이자 의협이었다.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박민규는 수상소감에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런 화끈하고 걸출한 댄디가 고작 나 따위를 기르느라 찍소리 없이 직장을 다녔다니.” 이 단편을 읽고 눈물을 흘렸던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음이 울었다. 그런 느낌이 드는 단편이었다.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화자도, 소설을 쓰면서 결코 울지 않았다는, 미안해서 다음 세상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도 않다는 저자 박민규도, 그리고 글을 읽고 있는 나도, 모두 마음 속 어딘가로 울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YES24 도서팀 블로그 <책방이십사> - '테마책방'
원문 : http://blog.yes24.com/document/75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