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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BAGDAD CAFE 본문
사막, 두 개의 해, 홀로 남겨진 두 여인,
고장난 coffee machine, 아기의 울음 소리,
아무도 듣는 이 없는 피아노 선율, 벽에 걸려있는 낡은 그림,
아무 것도 없는 거리 위에 덩그러니 서있는, 손가락으로 흝으면 금방 검정이 묻어나오는 먼지 속의 주유소 까페.
가족, 그리고 가족과도 같은 사람들, 너무 화목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견딜 수 없는 한 여인, 세상 모든 것이 붉게 물드는 지독하게 새빨간 저녁 노을, 던지면 반드시 돌아오는 부메랑, 낯설음에서 익숙함으로, 그리고 소중함으로 이어지는 마음, 그리고 magic.
마치 붉은 셀로판지를 갖다댄 듯한 바그다드의 저녁에
꼭 한 번쯤은 지나치게 진한 그 커피를 마셔보고 싶은, 그런 까페.
영화의 줄거리는 따스했지만, 내게 이 영화는 붉었다.
간간이 스쳐지나가듯 보여지는 온통 붉게 물든 저녁 노을만이 머릿 속에 강하게 남았을 뿐이다. 그리고, 저런 노을이 지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엄청나게 뚱뚱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보는 사람이 불편할 정도로 꽉 끼는 정장을 차려입고, 인상을 찌푸리며 더운 사막을 걸어가는 문슈테드나 부인이 처음에는 굉장히 싫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녀가 야스민이 되고 영화가 끝날 때쯤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였다.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