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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효선 과장님이 추천하셨던 광화문 폴 바셋(Paul Bassett)에 와 있다. 블로그들 찾아보니까 아이스 라떼가 그렇게 쫀득쫀득(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블로거들의 표현에 의하면 그랬다)하고 특이하다던데, 가능하면 아이스 라떼에 도전해볼 용의가 있었으나 며칠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태풍에 버금가는 돌풍으로 인해 도저히 아이스 음료를 마실 수가 없어 그냥 따뜻한 카페라떼와 초코 슈크림을 시켰다. 여유있게 책도 읽고 오래 앉아 있을 계획으로 푹식푹신한 쇼파와 쿠션이 있는 구석 자리를 잡았는데, 자꾸만 어디선가 바람이 나온다. 대체 어디서 나오는 바람인지. 코트를 벗지 않으면 좀 나을 것 같지만 치마를 입고 온 탓에 다리가 추워서 코트를 벗어 덮을 수밖에 없었다.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최소한 9시까..
얼결에 Love, Love, Love 1층 1열 예매. 명동예술극장 홈피 갔더니 걍 표가 있었음. 게다가 1층 1열은 s석이라 가격도 싸. 이럴 수가, 이선균을 코앞에서 보게 생겼다...
돈 자알 쓴다. 근데 진작 살 걸. 진짜 편하다. 이제 진정 어딜 가든 손쉽게 뭐든 끼적거릴 수 있겠다. 즐겨야지, 지금을.
상수역에서 합정 쪽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가게 문에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의 전문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멈춰 섰다. 옆에 세워진 메뉴판을 보건대 여긴 술집이다. (사케와 수입병맥주, 생맥주, 소주까지 전부 다 있다) 흔들리며 피는 꽃의 전문을 문에 새겨놓은 술집이라. 시 끄트머리에 덧붙여놓은 글귀는 가게 주인이 쓴 걸까.
아무리 노력해도 쿨한 척 농담으로 스쳐 지나가듯이조차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늘어간다. 아니, 할 수 없다기보다 하고 싶지 않다. 냉정하게 말해서는 내가 결정하거나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일인, 참으로 싫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가능한 한 일상 속에서 그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그러다 보면 없는 일이 되지는 않아도 없는 일처럼 착각하며 잊고 살아갈 수 있다. 그 이야기까지 다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람이 내가 살아가는 동안 과연 생길까.언젠가는 생길 지도 모르는 남편 정도에겐 어쩔 수 없이 털어놓게 될까. 글쎄다. 그 이야길 털어놓을 정도로 가까워지지 못해 그 누구도 내 남편이 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
파리에 있는 동안 두 명의 한국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 둘의 공통점은 첫째, 남자다. 둘째, 4-50대 정도의 아저씨다. 셋째, 나에게 건넨 첫마디가 "혼자 여행 온 거예요?" 였다. 그리고 그 다음에 한 말은 각각 "담대하네"와 "대단하네"였다. 한국 아저씨들에게 혼자 여행하는 여자는 대단하고 담대한 거시였다.
한때 스노우캣이 올리는 모든 일기들이 너무 내 얘기 같고 심하게 공감이 되어스노우캣을 매우 사랑했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언젠가부터 해외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나의 관심도도 서서히 낮아졌는데 오늘 오랜만에 스노우캣 홈페이지에 갔다가 최근 일기들을 읽고 깜짝 놀랐다.완전 내 얘기잖아 이거 ㅋㅋㅋㅋㅋㅋ 1. 2. 3. 4. 5. 거의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생각해왔던, 결코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퇴사일이 마침내 다가왔고 지금 나는 부산에 있다. 가끔은 아직도 그 사실이 실감이 안 난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내가 매일 아침 8시까지 출근해서 미친듯이 일해왔다는 게 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년 연말, '벌써 2013년이라니', '또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니' 라며 다들 괴로워할 때 나는 혼자 속으로 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