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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어째서 '나는'이 아닌 '그 여자는'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이 더 솔직할 수 있는 걸까. 6년 가까이 다닌 회사를 겨우겨우 퇴사하면서 그 여자는 스스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초등학교 시절 그 여자는 툭 하면 눈물을 쏟아내는 울보였다. 하고 싶은 말을 똑부러지게 하지 못하는 어리숙함으로 인해 그 여자는 조금 지루할 정도로 긴 시간동안 가장 친했던 친구가 주도하는 따돌림을 당했다. 중학생이 되면서 성격이 완전히 바뀐 그 여자는 반 분위기를 주도하며 거친 말을 내뱉는 왈가닥 소녀가 되었지만, 고3 때 겪은 어떤 일로 인해 깊이 상처 받았고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급격히 어두워졌다. 마음의 문을 닫고 살면서 그 여자는 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온몸에 가시를 세우고 그 누구도 다가오는..
5년 9개월. 그 여자가 지금의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보다도 오래 다녔던 첫 직장이다. 아니, 1년에 열흘 남짓 쓸 수 있었던 연차를 제외하고는 매일 빠짐없이 출근했으니 여름방학, 겨울방학에 봄방학까지 있었던 초등학교 6년보다도 더 오랜 기간 다닌 것이나 다름없다. 거의 6년 가까이 같은 공간, 같은 집단 내에서 생활해온 셈이다. 그 여자는 눈물이 많다. 한때는 그런 스스로를 꽤나 좋아했지만, 그 여자는 이제 그런 스스로가 조금은 싫다. 사회인으로 첫발을 디딘 첫직장에서 받은 자잘한 마음의 상처들을, 그 여자는 생각했던 것만큼 잘 표현하지 못한다. 자신의 방 안에 혼자 있을 때 수없이 연습하고 준비했던 말들을 목구멍 너머로 삼킨 채, 그 여자는 회사에서 자주 벙어리가 된다. 방..
하루만에 이웃집 꽃미남 독파. 20살 때의 내가 생각나서 보는 내내 참 많이 찔렸다. 물론 현실과 드라마의 차이 역시 확실히 느끼고 있음. ㅋㅋ 안녕 이제는 안녕 나를 위해 스스로 만든 지독한 상처는 용기없는 혼자만의 안쓰런 위안 한없이 가여워지네~
엑상프로방스에 이어 지베르니까지 일정에 차곡차곡 넣어뒀다. 아, 생각만 해도 좋네. 프랑스 지역 가이드북 한 권, 파리 가이드북 2권 독파.
항공권 예약 완료.호텔도 예약했다. 24시간 내로 확정 회신만 오면 바로 결제할 예정.2주일 꽉 채워서 갈까 하다가 자금 사정으로 보나 불안정할 나의 상황으로 보나그냥 10박 11일에 만족하기로 했다.따지고 보면 유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혼자 여행하는 건 처음이니까 너무 길어지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이제야 진짜 좀 실감이 나는구나.이제부터 여행 계획 세우고, 영어 공부하고, 책 읽고 그래야지.유종의 미도 유종의 미지만 내가 살고 봐야 하지 않은가.이건 내 인생이 걸린 문제니까.
내일 모든 결제를 완료하겠다.가자!
떠나자와 우리의 음악, 이화동,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까지, 듣고 싶었던 노래 다 불러준 에피톤 콘서트. 제대로 힐링했다. 라이브는 역시 음.. 하지만 연주가 워낙 좋아서 패스. 의외로 가장 울컥 했던 곡은 오프닝 곡이었던 유실물 보관소였다. 콘서트 시작하자마자 눈물 참으려고 어금니 꽉 물었네. 다른 두 앨범에 비해 별로라고 했던거 취소. 유실물 보관소 앨범 다시 열심히 들을게요. 한희정 없는 이화동도 의외로 참 좋았음. 그나저나 금욜 게스트 백아연, 토요일 게스트 이승기였다는데 막공 게스트가 김완선은 좀 너무했음. 김완선이 리메이크했다던 '오늘'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때와 다를 바 없는 창법으로 불어제껴서 날 당황케 하였네. 헐.. 나중에 차세정이 오늘을 다시 불렀는데 그렇..
중앙차선에 버스가 다녀서 두번에 나눠 건너야 하는 신촌로터리 횡단보도. 멍 때리고 서있다가 파란불로 바뀌어서 건넜는데 왠지 사람들에 쳐다보는 것 같았다. 기분 탓인가 생각했는데 건너고 보니 건너편 쪽만 파란불이 된 거고 내가 서있던 쪽은 아직 빨간불. 그래서 사람들이 쳐다봤던 거군. 다행히 차가 안 다녀서 무사히 건너긴 했지만 빨간불에 건너는 주제에 뛰지도 않고 느긋하게 건넜으니 사람들 눈엔 완전 이상한 녀자로 보였겠지. 그것도 신촌 한복판에서. 점점 상태가 안좋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