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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그랑폴리스를 보기 위해 중앙역 쪽으로 간다는 게 잘못해서 외곽 쪽으로 갔다가 정말 두려움에 떨며 돌아다녔다. 사람들의 표정은 어둡고 거리도 트램도 지저분하고,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경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겨우 길을 찾아 중앙역 쪽으로 갔는데,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Bruxelles은 중심과 외곽의 차이가 너무나도 현저했다. 중심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고 거리도 깨끗했다.(외곽에 비해서는) 어느 나라에 가거나 빈부 격차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랑폴리스. 외곽 지역과 달리 많은 사람들과 여유로운 분위기에 한 번 놀라고, 건물의 아름다움에 또 한 번 놀랐다. 웅장한 건물들이 사면에 서있어서 안은 광장인데, 사실 광장이라고 하기에는 좀 좁은 공간이어서 건물을 찍기가 참 힘이 들..
London에서 Bruxelles로 가는 유로스타 안. 유럽의 기차는 좌석에 앉았을 때 기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창 밖의 풍경은 나를 스쳐지나가지 않고 다만 아련해진다. 말 그대로 정방향으로 달리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창 밖 풍경은 기차가 지나감과 동시에 사라지는 반면, 거꾸로 달리는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은 점점 멀어질 뿐이다. 그래서 더 오랫 동안 망막 속에 남는다.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이 너무 아름다워서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음에도 불구하고 잘 수가 없었다. 커피 한 잔과 창 밖의 풍경, 그리고 이어폰에서 흐르던 Back at one. 이제 Back at one을 들으면 그 때 보았던 창 밖 풍경이 떠오르겠지.
런던에 있는 내내 유명한 관광지들은 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여기저기에 한국인이 너무 많이 보여서 여기가 유럽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는 one day ticket을 하나 끊어서 버스를 타고 런던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해서 찾은 곳이 런던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리젠트 파크. 유럽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시내 곳곳에 있는 넓은 공원들이다. 또한 유럽에는 어디에나 비둘기가 많아서 비둘기가 사람 눈 앞을 휙휙 날아다니는 것도 예사다. 비둘기들이 날아오를 때 놀라는 건 언제나 우리밖에 없었다.ㅡㅡ;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잔디밭 바로 옆에 수많은 오리 떼와 백조들이 거닌다.(물론 비둘기들도 섞여서) 장난 삼아 과자를 던져줬다가 우리 주위에 몰려드는 오리 떼와 비..
대영박물관. 엄청난 규모의 박물관으로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서아시아(앗시리아)를 포함하는 고대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둘러보다가 지칠 정도의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무료라는 점에서 여행자들이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곳이다. 네레이드 제전 파르테논 신전 상부조각 박물관 안내 책자들을 여러 나라의 언어로 판매 하고 있는데, 유럽 미술관 중에서는 '아마도 유일할'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를 팔고 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일어로 된 관광 안내서는 쉽게 볼 수 있지만 한국어로 된 안내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한국어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내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그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 이집트 미이라. 마침 견학을 온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무언가 열심히 메모를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해질 무렵 바라본 빅밴의 모습. 그 건물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할 말을 잃다.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버킹검 궁전 앞에 모였을 때는 그 날 London에 있는 모든 관광객이 다 모인 것 같았다. 말을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는 영국 경찰들. 그 날은 하루 안에 비 오다가 개었다가 몇 번이나 변하는 영국의 전형적인 날씨였다. 도중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까지 맞아가며 본 교대식은 의외로 별 것이 없었다. 교대식이 버킹검 궁전 안에서 진행되는데 관광객들은 궁전 밖에서 쇠창살 사이로 봐야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교대식 중 기억나는 것은 무언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던 근위병의 목소리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다들 웃을 정도로 어찌나 소리를 질러대던지; 무슨 말인지는 물론 못 알아들었다.(;)
런던의 거리, 그리고 건물들. 지하철 Westminser역. 런던의 건물들은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대적인 건물이나 고층 빌딩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뭔가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을 보고서 박물관인가봐-하고 쳐다보면 지하철 역일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럴 때마다 "무슨 지하철역이 이렇게 고풍스럽고 화려해!"라며 당황하기도 했다.; 그래서 런던은 아름답다. 영국은 선진국이지만 지하철은 큰 키의 서양인들의 머리에 닿을 정도로 낮고 마주 보고 앉으면 무릎이 닿을 정도로 좁은 옛날 지하철 그대로다. 건물들도 하나같이 고풍스럽다. 얼마든지 기술이 발달했겠지만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별로 없다. 그래서 일행들끼리 우스갯소리처럼 했던 말이 '어렸을 때 만화에서나 나오던 빨간 지붕 집들이 모여있..
London의 느낌을 한마디로 꼭 꼬집어 말하기는 힘든 것 같다. 회색의 도시라고 하기에는 맑은 것 같고, 그렇지만 확실히 조금은 우울한 도시. 확실한 건,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쪽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메트로 Piccadily Line의 Heathrow 역. 비가 왔다가도 금방 해가 뜨고 또 금방 구름이 잔뜩 끼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긴 우산을 들고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들. 지하철 안에서 혼자 앉아 신문이나 책을 읽는 모습들. 여러 모습들에서 흐린 날씨 만큼이나 우울하고 가라앉은 듯도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다. London은 해가 유난히 길어서 밤 10시가 넘어야 겨우 노을이 지고 조금 어두워진다. 말 그대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무엇인지를 실감케 했다. 저녁 5-6시가 되면 퇴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