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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Europe

Interlaken - 여행기간 중 가장 여유로웠던 하루

pencilk 2003. 7. 13. 04:13

융프라우가 있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 인터라켄.


융프라우를 빼면 그냥 자연 풍경이 전부인, 참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었다. 그래서 인터라켄에 도착한 첫날에는, 그 전까지의 빡빡한 여행 일정에서 벗어나 한가롭게 여유를 즐겼다. 설렁설렁 마을 한바퀴를 돌기도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도 하고. 여행책자에 꼭 여기는 가봐라! 같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발 닿는 대로.

유럽 배낭여행은 많은 돈을 들여서 많은 나라를 한꺼번에 쭉 돌고 오기 때문에, 돈이 아깝고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정말 열심히 다닌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쫙~ 세워서 꼭 극기훈련 하는 것처럼 새벽같이 일어나서 돌아다닌다. 그래서 아마 이 날이 가장 여유로웠던 날이었을 거다.


인터라켄에는 융프라우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유럽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한국어가 자주 보였다. 여행책자에 소개되어 있던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숙소 바로 옆에 있어서 거기서 점심도 먹었다. 여행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 느끼한 걸 잘 먹는 나도 한국 음식이 너무나 그리웠기에 정말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우리는 당시에도 "나중에 다시 사진 보면 이게 뭐 맛있다고 그렇게 먹었나 할 거야"라고 말했지만, 정말 지금 보니 허접하기 짝이 없다. 그냥 밥에 계란 좀 넣고 소금 뿌린 것이었는데, 그런데도 정말 당시엔 너무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유럽에서는 물도 사먹어야 하는데, 여기선 자리에 앉자 말자 물부터 공짜로 줬다. (것도 엄청 큰 페트병으로) 우리는 역시 한국인 식당이라며 정말 눈물겨워 했었다.(웃음)


인터라켄에서의 숙소는 시설은 별로였던 반면에 주변 풍경이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여기의 강물도 역시 석회 성분이 있어 에메랄드빛. 숙소는 좀 낡긴 했지만 왠지 영화같은 데 나올 법한 곳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직접 문을 열고 타고 내리는 식이어서 너무 신기했다.(게다가 미닫이식;)




숙소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며 바라본 융프라우.
4계절 내내 눈으로 덮여있는 융프라우에 노을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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