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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Europe

Interlaken - 만년설 융프라우

pencilk 2003. 7. 13. 04:19

융프라우는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산이다. 
기차를 타고서도 워낙 철로가 가팔라서 조금은 마음 졸였을 정도로 높은 산인데, 놀랍게도 걸어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역시 융프라우에서 잊을 수 없는 것은 정상에서 나눠주는 바로 이 육개장 사발면. 정상에 있는 매점에서 융프라우 티켓을 제시하면 허접한 모자나 육개장 둘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는데, 모자가 워낙 허접하여 외국인들도 모두 육개장 사발면을 먹는다. 
 
유럽에서는 돌아다니는 내내 듣는 소리가 "Japanese?" 아니면  "Chinese?", 심지어는 물어보지도 않고 '사요나라', '곤니찌와' 등 일본어로 말 거는 외국인들도 많다. 그만큼 한글을 볼 기회나 한국말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는데 (물론 한국인 관광객들을 통해서 말고 순수히 그 나라에서 말이다. 한국인 관광객이 넘쳐나서 사실 한국어는 심심찮게 듣긴 한다;)
융프라우에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는 여러개국어의 안내방송의 마지막 쯤에 한국어 안내방송이 나온다. 정말 어찌나 반갑던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새삼 기뻐서 박수라도 칠 뻔 했다;


정상에 올라 펼쳐진 눈과 바로 코 앞에 있는 구름을 보았을 때는 정말 추위도, 눈이 부신 것도 잊어버렸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어색하게 표정이 굳거나 웃어도 비웃는 표정으로 찍혀서 사진 찍는 걸 기피하는 편인데, 이 날 융프라우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 내가 정말 즐겁게 웃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도 융프라우에서 찍어온 사진을 보다 보면 내가 정말 여기에 갔나 싶다.
이 세상이 아닌 것만 같다.




융프라우를 떠나 Brig로 향하던 기차 안에서 바라본 창 밖.
기찻길 바로 옆에 펼쳐진 바다에 순간 정동진에 온 것 같았다. (사실 바다인지 강인지는 잘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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