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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Europe

Venezia - 물 위의 도시

pencilk 2003. 7. 15. 04:29

'네멋대로해라'의 복수와 경이 막연히 가보고 싶어했던 곳, 베네치아.

말 그대로 물 위의 도시.
이렇게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베네치아는 정말 그림 같았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건 참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바라본 베네치아의 바닷물은 배가 많이 다녀서 그런지 의외로 많이 더러웠다. 집의 아랫부분들은 (물에 잠겨 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이끼가 잔뜩 끼어 있고, 나무로 된 기둥이나 문들은 썩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좋았다. 바닷물까지도 깨끗했다면 그야말로 그림같을 뿐, 왠지 사람들이 사는 곳처럼 느껴지지 않았을 거다.

바닷물에 의해 여기저기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녹이 슬어있는 건물들은 땅이 아닌 바다를 딛고 일어선 베네치아 사람들의 '생명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수상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한 건물에 불이 난 것을 보았다. 경찰과 소방수들이 출동해서 불을 끄고 있었다. 이 곳에는 경찰차도 소방차도 없다. 경찰보트와 소방보트;라고 해야하나. 사이렌을 울리며 보트를 타고 온 소방수들이 물 위에서 물을 뿌려 불을 끄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장면이었다.


물론 택시 정류장도 선착장이다.
이 역시 다른 어디서도 보기 힘든 택시 정류장.(웃음)


탄식의 다리.
왜 탄식의 다리라 부르는지는 까먹었다; 여행책자 찾아보긴 귀찮다. 아무튼 유명한 데다. 아, 정확하게 따지면 사진이 탄식의 다리는 아니구나. 내가 탄식의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다. 근데 여행 책자에 항상 이런 사진이 올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냥 이게 탄식의 다리라고 생각해버렸다.ㅋㅋ

이름이 마음에 든다. 탄식의 다리.
뭔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이 다리 위에서 사진에 보이는 쪽을 향해 탄식을 내뱉고 가는 곳일까? 모르겠다. 기억 안 난다. 아무튼 그냥 이름이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곳.


베네치아의 모든 골목골목들은 이처럼 원근법 그 자체다. 어느 골목을 쳐다봐도 어딘가를 몰래 훔쳐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버린다. 저 소실점을 향해 계속 배를 저어 가보면 어딘가 미지의 세계로 빠져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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