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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출장 셋째주

pencilk 2019. 9. 28. 01:31
2015. 9. 13.

 

도쿄 출장 셋째주.

월화수 내리 야근 후 목금토는 쇼핑으로 충만한 한 주였다.

 

역시나 도쿄는 일주일 내내 비가 주룩주룩.

폭우도 2번이나 와서 사무실 안에서 창밖에 가로로 비내리는 풍경을 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바람 때문에 비가 위에서 아래로 오는 것이 아니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로 온다;

 

계속 비가 오다 보니 맛있는 거 먹으러 열심히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회사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다녔고

비가 와서 그런지, 3주째라 다들 지쳐서 그런지, 한국 음식에 대한 열망도 강해졌다.

 

그리하여 우설 가게에 들어가서도 우설은 아오안, 비빔밥 세트 메뉴에 꽂혀서 다들 비빔밥 세트를 시키고 말았다.

사진에서 보이듯 비빔밥의 야채는 턱없이 부실했고 고추장 대신 된장이 나왔지만

그래도 다들 좋~다고 먹었다.

처음으로 먹어본 우설은 소 혀라고 생각하고 먹어서인지, 좀 질기기도 하고 특듕의 향도 나고 해서

거의 못 먹고 남겼다. (비빔밥 먹느라 그런 건 아님..)

 

7월에 도쿄 출장 갔을 때 너무 충격적으로 더웠기에

일본은 9월까지 여름 방학이기 때문에 처음 일본 장기 출장을 올 때만 해도 불지옥을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금방 선선해져서 오히려 긴팔 옷을 사야 할 정도였는데

불지옥 대신 짠 지옥이 펼쳐졌다.

음실들이 어찌나 짠지, 이 철판 볶음밥도 같이 간 사람들 중에 내가 시킨 메뉴가 제일 맛있었는데

이유는 젤 덜 짰기 때문이었다;

 

山本、俺のハンバグ

야마모토, 오레노 함바그.

 

 

 

이렇게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지만,

사실 이 날 극도의 스트레스로 멘붕 온 상태에서

점심이라도 맛있는 거 먹자며 도쿄에 오래 계신 분들에게 음식점 추천을 부탁해서 이 함바그 집을 찾아갔었다.

 

여기도 맛 괜찮았음. 일단 안 짰기에;

 

여긴 히카리에에 있는 중국 식당.

탕수육, 깐쇼새우 정도의 요리를 생각하고 시킨 메뉴였는데 창렬한 양에 1차 충격.

심지어 맛도 없어서 2차 충격.

하지만 다 먹기도 전에 배가 불러와서 패배감에 3차 충격.

사진 보니 또 열받네..

 

창렬한 양을 보자 마자 시킬까 말까 고민하던 프로즌 나마 비루를 시켰다.

맥주는 맛있었다. 그러고 보니 맥주 때문에 배가 불렀던 걸지도.

 

히카리에 꼬치구이 집 馬うま(우마).

저녁에는 꼬치구이를 파는 이자까야로 안주도 맥주도 최고인데

점심 때 갔더니 라멘 종류만 팔았다.

맛은... 역시 짰다.

 

명란밥.

라멘보단 차라리 이게 나았음.

(짜디 짠 명란젓 양을 내가 조절해서 먹을 수 있으닉하)

 

아주 잠시 하늘이 맑았던 날, 히카리에 27층.

 

오늘도 외국인 노동자들은 점심을 먹은 후 히카리에 27층에 널부러짐.

 

광합성하는 외국인 노동자. (큽)

 

회사 3층 스타벅스 야외 테라스.

비록 담배 연기는 작렬했지만 우리가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도쿄에서의 한달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8할이 규카츠였다...

이날은 규카츠집 모토무라에서 나마비루 마시기까지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