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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능력 본문
뉴스를 보다가 새삼 웃음이 나왔다. 재신임 의사 표명 이후부터 여론은 재신임하겠다는 쪽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오늘은 어제에 비해 무려 7%나 상승했다고 한다. (뭐 하도 여론조사가 많아서 뭐가 정확한지는 모르겠고, 방금 본 KBS 뉴스에서는 그렇게 말했다)
한나라당은 처음에는 좋아라 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우려했던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뒤통수 맞은 기분으로 노무현의 술수에 말려들었다며 흥분하고 있다. 맞다. 우리 모두 노무현의 술수에 말려들었다. 12월 15일쯤에 진짜 국민투표를 한다면, 아마 나도 재신임하겠다-에 투표할 거다. 통합신당은 아주 개혁적이고 옳은 선택이라며 흡족해하고 있다. 노무현, 이렇게 다시 살아난다. 대단하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사람들도 재신임에 표를 던지는 이유에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대통령을 하야시키겠냐는 생각도 한 몫 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언제나 온갖 비리가 터져도 아니라고 잡아떼다가, 사실이 밝혀지면 나만 그랬나-라는 태도를 보이던 정치인들에 익숙한 국민들에게, 먼저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ㅡ그것도 대통령이ㅡ 보였다는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이전 대통령들에게서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먼저 고개 숙이고 잘못을 시인하는 태도가 사람들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뉴스를 보면서 새삼, 노무현씨는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러니까 대통령이 됐구나, 하는 생각도 새삼 했다. 솔직히 빽도 없고 힘도 없는데, 그런데도 악착같이 다시 일어나고 다시 일어나서 대통령이 된 사람, 또이렇게 일어나는구나 하여 새삼 감탄하기도 했다.
지금 분위기로 봐선 재신임은 거의 확실할 것 같다. 문제는 재신임을 받은 이후. 재신임을 받고 나서 노 대통령이 과연 이전과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일단 한 번의 위기는 이렇게 뛰어넘은 듯 보인다. 하지만 재신임 후에도 지금까지처럼 여전히 경제가 불안하고 나라가 삐걱거린다면, 그 때는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이다. 국민들도 두 번은 속아주지 않는다. (사실 지금도 알면서 속아주는 거다.) 그 때 가서도 잘 안 된다고 또 재신임을 내건다면, 그 때는 국민들의 차가운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참 정치인은 머리가 좋아야 하는 것 같다.
재신임 이후의 노 대통령은 과연 어떻게 해나갈까.
그나저나 한나라당 뒤통수 대박 맞았군. 불쌍타.= =
hikaru 03/10/18
불쌍하긴. 한나라당은 더 맞아야돼-_- (호,혹시 언니 한나라당 지지세력이면-0-;;; 과감히 삭제;)
경 03/10/18
한나라당 지지세력이라니, 설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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