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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대책 없이 해피엔딩 국내도서 저자 : 김연수,김중혁 출판 : 씨네21 2010.06.30 상세보기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에는 나름의 공통점도, 또 저마다의 차이점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내 취향의 문제와는 별개로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과연) 분류가 가능한 지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그 작가가 쓴 소설과 에세이의 차이, 대한 부분이다. 말하자면 소설은 잘 쓰지만 에세이는 제발 넣어둬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작가(예를 들어 채소의 기분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년ㅡ혹은 1985년ㅡ에 대한 이야기나 끝까지 해보라며 멱살 잡고 싶은 그 분)와 에세이는 최고지만 소설은 조금, 음, 하게 만드는 작가(예를 들어 밥벌이가 지겨워 자전거 타고 떠난 여행에서 쏟아낸 문장들로 파릇파릇하던 20대 초..
로댕에 피카소에 샤갈에 달리, 마티스, 마그리트.. 그런데 무료다. 여기는 런던인가요. 심지어 80페이짜리 도록도 공짜. 압구정은 좋은 곳이군요.
Norwegian Wood Haruki Murakami / Jay Rubin VINTAGE BOOKS 1. Even so, my memory has grown increasingly dim, and I have already forgotten any number of things. Writing from memory like this, I often feel a pang of dread. What if I've forgotten the most important thing? What if somewhere inside me there is a dark limbo where all the truly important memories are heaped and slowly turning into mud? 2..
2012. 8. 13. 지지 않는다는 말 국내도서 저자 : 김연수 출판 : 도서출판마음의숲 2012.07.07 상세보기 "저는 무대장치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그 선배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 선배가 내게 한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너는 네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냐? 두고 봐라." 두고 본 결과, 그 선배의 말은 맞았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알래스카에 가서 오로라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오로라는 딸아이가 하는 닌텐도의 게임 '동물의 숲'에서 간신히 보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은 대학교 시절이 끝나면서 '인생이라는 건 뭐 그 모양'이라는 걸 깨달았다. 두고 볼 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고 해..
선셋 파크 국내도서 저자 : 폴 오스터(Paul Auster) / 송은주역 출판 : 열린책들 2013.03.20 상세보기 1. 렌조는 일어나지 않은 일, 살아 보지 않은 삶, 벌어지지 않은 전쟁, 진짜 세계로 여기는 세계와 평행을 이루는 그림자 세계들, 말해지지 않은 것과 하지 않은 것들, 기억되지 않은 것에 관한 에세이를 써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확실한 영역일 테지만 탐색해 볼 만한 가치는 있을 것이다. 2. 차가 브루클린 다리를 건널 때 그는 이스트 강 건너편의 거대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사라져 가는 건물들과 사라지는 손에 대해 생각했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지금 ..
빵 굽는 타자기 국내도서 저자 : 폴 오스터(Paul Auster) / 김석희역 출판 : 열린책들 2002.01.31 상세보기 1.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지금은 기억조차 없지만, 나는 주제넘게도 을 창설했다. 그때 나는 4학년이었는데, 응모 규정은 가을호 마지막 페이지에 실렸다. 다음은 본문에서 무작위로 골라낸 문장이다. 이 상의 목적은 실패자에게 상을 주는 것이었다. 일상적인 좌절이나 실수가 아니라, 엄청난 타락과 자신을 파괴하는 행위가 그 대상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가장 많은 것을 가지고 가장 적은 일을 한 사람, 세속적 성공을 보장해 주는 온갖 이점과 재능과 가능성을 가지고 시작했으면서도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사람을 선발하고 싶었다. 여기에 응모할 사람은 자신이나 친지의 실패담을 50단어 정도..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 국내도서 저자 : 제레미 머서(JEREMY MERCER) / 조동섭역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08.01.28 상세보기 1. 그해 여름, 삶은 표류했다. 그러나 때로 게으름이 사람을 내리누르기도 했다. 2. 어느 날 오후 조지는 홀로 죽어간 톨스토이 이야기를 했다. 톨스토이는 열차 객실 안에서 문을 잠근 채 플랫폼에서 울고 있는 아내조차도 작별 인사를 하러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런 다음 조지는 마르크스의 장례식에 대해 퀴즈를 냈다. "사람들이 얼마나 왔을 것 같나?" 나는 수백 명이 아닐까 하고 대답했지만 조지는 우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일곱 명이었다. 조지는 한숨을 쉬었다.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나는 모르겠어. 아무도 해답은 모르지. 그 답을 ..
소설가로 산다는 것 국내도서 저자 : 김훈,김경욱,김애란,김연수,김인숙 출판 : 문학사상 2011.10.07 상세보기 김연수 등단한 뒤 몇 년간을 제외하자면, 나는 소설에 음악을 끌어들이는 일을 매우 꺼리게 됐다. 사실 나는 분위기 잡기 위해 소설에 음악을 집어넣는 사람들을 약간 경멸한다. 내가 쓸 소설에 끌로드 샬의 음악이 집적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는 내게 음악은 없어서는 안 되는 무엇이다. 말했다시피 음악은 내게 다른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다른 리얼리티라는 게 소설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작가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시인이 되지 못하면 소설가가 된다고 말하던데, 당치도 않은 소리다. 나는 연주자가 되지 못해 소설가가 됐다. 비록 멍청한 밴드를 결정하려고 한 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