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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어제 샹젤리제 거리에 가려고 개선문 역에 내렸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역의 모든 출구를 막기 시작했다. 안내방송은 오직 불어로만 나와서 영문도 모른채 수많은 관광객들이 샹젤리제에서 가까운 다른 역으로 이동했으나 거기도 상황은 마찬가지. 샹젤리제 부근 전체가 통제된 거였다. 뭔가 시위가 있다는건 알겠는데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하려 해도 사람이 많아선지 3G 불통. 찾아보니 이거였군. [네이버] 뉴스 : 파리 샹젤리제 거리 휴일 시위 논란 http://me2.do/FB3kR2TK
Lyon 역 티켓팅 기계에서 만난 폴 오스터. — Paris - Gare de Lyon 오늘은 다행히 해가 나왔다. 퐁데자르에서 바라본 퐁네프. 오랑주리 미술관은 실내에 조명이 없고 자연광이 들어오게 하는데 다행히 오늘 해가 나왔다. 모네의 수련 연작 & 르누아르, 세잔, 모딜리아니, 마티스, 피카소 컬렉션. 사진은 못 찍고 (사실 예전에 왔을 때 몰래몰래 엄청 찍어서 오늘은 안 찍음) 팜플렛으로 대신. 내가 제일 좋아하는 퐁피두센터. 오늘의 실수는 여기 오기 전에 무거운 바디용품을 엄청 샀다는 것이었다. 퐁피두는 주로 한산한 편인데 오늘따라 사람들이 줄을 엄청나게 서 있어서 왜 그런가 봤더니 달리 전시회 중. 현대미술관 좀 보다가 짐 무거워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달리 전시회..
혼자서 많이 걷는 여행은 외로운 만큼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게 하고, 그만큼 좋으면서도 지친다. 호텔에 돌아오면, 하루종일 걷느라 혹사당한 다리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사소한 불안, 오해, 설렘과 불쾌감 등등이 뒤섞인 피로로 인해ㅡ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ㅡ 씻고 바로 침대로 쓰러지기 일쑤다. 지금까지는 늘 여름이 끝나가는 9월 경에 휴가를 떠나서 추위와 싸운 적은 없었는데, 하루종일 흐리고 바람이 부는 파리의 날씨는 약간의 감기 기운과 함께 나를 자꾸 호텔로 이끈다. 특히 잘 가던 버스가 갑자기 멈춰 서고, 지하철로 갈아타서 겨우 샹젤리제 거리에 도착하자 마자 대규모 시위로 인해 눈 앞에서 출구가 막혀버렸을 때는 모든 여행 의지가 상실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마지막 힘을 끌어내 샹젤리제 다음에 가려..
퐁네프에서. 하지만 사진은 퐁네프 위에서 찍은, 안개 낀 퐁데자르. 오르세 미술관은 여러번 와도 늘 좋다. 지난번엔 보지 못한, 고흐의 starry night 앞에서 한참동안 서 있었다. 모네의 또 다른 지베르니 그림 앞에서도. 혼자서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은 그림들. 오늘 저녁은 뭘 먹지... 살아있네. (죄송합니다...) cafe allonge. — Le Café du Musée Rodin
Chatelet 역에서 Pont Neuf 역까지는 단 한 정거장. 14호선 Chatelet 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미로처럼 기나긴 길을 걸어야 한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어서 나중엔 미로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요것봐라' 하는 기분이 들었을 정도다. 지하철 갈아타는 데 이렇게 많이, 그것도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며 스펙터클 다이나믹하게 걸어본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문득 파리의 지하철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냄새나고 지저분하다며 평판이 좋지 않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를 왠지 알 것 같았달까.
노트르담이다. 이제야 파리에 온 게 실감나는군. Point zero kilometrique이걸 밟으면 반드시 다시 파리에 온다지. 파리 여행 첫날부터 꾹꾹 밟아주고.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파리 외곽에 있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미술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침부터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그래, 미술관 자체가 루브르 오르세처럼 유명 관광지는 아니어도, 클로드 모네다 모네... 그림이 너무 좋아서 황홀하다 못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기분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엽서나 도록이 실제 그림보다 이렇게까지 실망스러운 적도 처음. 꼭 실제로 봐야 하는 그림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붓터치며 색감이며 정말 황홀했는데, 엽서나 도록으로 보니 그냥 평범한 풍경그림. 그래도 그냥 나올 순 없어 도록만 하나 샀다. 미술관을 ..
노트르담 내부에는 플래시 금지 문구가 여기저기 적혀 있는데도 끊임없이 플래시가 터진다. 하지만 아무도 제재하는 이는 없다. 처음엔 조금 놀랐지만 그 찰나의 빛의 터뜨림이 이 성당 안의 고요를 깨트릴 정도의 것은 아니기에, 이내 그러려니 한다.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 안. 아시아나 항공은 이륙시간 미뤄지는 건 예사인지 런던 갈 때처럼 또 한 시간이 미뤄져 2시가 다 되어서야 이륙을 했다. 기다리는 한 시간 동안 어찌나 시끄러웠는지. 휴가철도 아니고 아직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기도 전이어서인지 파리행 비행기엔 한국인보단 프랑스인들이 많고, 그 중에서도 내 좌석은 수다스러운 파리지앵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특히 내 뒷좌석 아주머니가 좀 많이 시끄럽다. (끙;) 서로 일행도 아닌 것 같은데 프랑스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친구처럼 기내 여기저기에서 일어선 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커다란 목소리로 떠든다. 그러다 보니 나를 중간에 두고 내 앞좌석 파리지앵들과 내 뒷좌석 파리지앵들이 일어선 채로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바람에 괜히 마주치는 시선과 시끄러움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