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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빈에 도착하다. 슈테판 성당에서 오페라극장까지 이어지는 빈의 중심거리인 케른트너 거리 Karntnerstrasse. 거리 곳곳에서 무명악사들이 왈츠를 연주하고, 허름한 옷차림의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빈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뷔너슈니첼. 돈가스의 원조격인데, 레몬즙을 뿌려먹는다는 것 외엔 돈가스와 맛이 거의 똑같다. 각 나라마다 꼭 먹어봐야 할 것이라고 해서 꽤나 비싼 돈을 주고 먹었던 음식들이 다 입맛에 맞지 않았었는데 뷔너슈니첼은 그나마 한국사람 입맛에는 가장 무난했던 듯. 하지만 결국 우리나라 돈까스랑 별로 다를 게 없다는 점에서는 좀 돈 아까웠음; 이 곳은 꽤 넓은 데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웨이터 아저씨가 서빙과 계산을 다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먹다보니 케쳡이 모자랐는데 아저씨가..
프라하성으로 가는 길에 만난(?) 트램. 프라하성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 시내. 프라하 중심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블타바강과 멀리 카를교도 보인다. 빨간 지붕들이 가득 있는 프라하의 풍경은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어떤 분위기가 있다. 말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데, 전체적으로 안개 속에 파묻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냥 내 기분이 그랬던 것일 수도 있지만. 프라하성에서 프라하 시내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왠지는 잘 모르겠지만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현실감 없는 풍경이 펼쳐졌달까. 굳이 따지고 보면 다른 유럽 나라들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특이한 풍경이 펼쳐지거나 한 것도 아닌데도 그랬다. 프라하성을 오르는 황금 골목에는 이런 그림을 파는 곳이 줄줄이 늘어서있다. 대부분이 ..
화약탑. 탑은 높은데 거리가 좁아서 아무리 뒤로 가도 이렇게밖에 찍히질 않았다. 사진에서도 드러나지만 이 날 하늘은 참 예술이었다. 성 미클라슈 교회. 구시청사의 천문시계. 두 개의 위 아래 원으로 되어있는 이 시계는 당시의 천동설에 입각한 우주관을 보여준단다. 매시 정각이 되면 죽음의 신이 벨을 울리면서 12사도들이 두 개의 창문을 통해 한 번씩 돈다. 그 죽음의 사도 어쩌고..(..)가 끝나고 나면 젤 위에 있는 황금닭이 한 번 우는데 그게 참 짤막하면서도 강렬하고 허무하고 웃기고 재미있다.; 우리들은 "에, 방금 운 거야?" "저게 바로 그 황금닭?" "헉;" 뭐 이런 반응들이었다.ㅋㅋ 이 시계는 뮌헨 신시청 시계탑의 인형극 만큼이나 유명하다고 한다. 유명하다고 하니 예의상으로라도 한 번 봐주긴 해..
밀란 쿤데라의 도시, 프라하에 도착하다. 바츨라프 광장의 시작점인 국립박물관.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체코 근대 건축의 상징물이라고 한다. 뭐 이런 건 다 여행책자에 적혀있었던 설명이고, 들어가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다.(웃음) 프라하 하면 항상 나오는 사진이 아마도 이 사진일듯. 그만큼 프라하의 상징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아무튼 맨날 책에서만 보던 사진, 똑같이 나도 한 번 찍어보고 싶은 마음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나 진짜 프라하에 왔어, 라고 실감하던 순간. '프라하의 봄'의 무대가 되었던 바츨라프 광장. 사실 광장이라기보다는 길이 800m의 프라하에서 가장 넓은 대로로, 국립박물관에서부터 시작한다. 길 가에는 온갖 음식점과 가게들이 즐비한다. 체코는 앞에 내가 갔던 영국이나 독일 등에 비해서..
사운드 오브 뮤직을 찍은 미라벨 정원. 미라벨 정원의 미는 키 작은 꽃들을 특정 모양으로 심어서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의 아름다움이었다. 너무 인위적인 느낌이 강해서인지, 그렇게 마음에 와닿을 정도로 아름답지는 않았다. 살아있는 동상 아저씨. 온 몸에 페인트칠을 하고 서있어서 처음에는 동상인 줄 알고 사진 찍으려다가 움직여서 깜짝 놀랐다. 그 더운 날씨에 저렇게 양복을 껴입고, 거기에 페인트칠까지 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지만, 그 사람은 특유의 미소를 끝까지 유지했다. 사람들은 그의 앞에 놓여있는 통에 동전을 던져주었다. "저런 거 해서 돈이 얼마나 모이지? 안 힘드나." "나름대로 직업의식이나 예술의식을 가지고 하는 거 아닐까." "그러고보니 저 아저씨 되게 잘 생겼다." "하긴, 동상이 못 ..
잘츠부르크의 첫 느낌은 조용함, 그리고 소박함. 차도 별로 없고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에 사람들도 뭔가 온화해 보였달까. 우리는 길을 물어볼 만한 사람을 찾을 때 젊은 사람들보다는 아줌마, 아저씨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택했는데, 영어로 길을 물으면서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지도에서 찍어 보여주면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독일어로 대답해줘버리는 분들이 많았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쓴다.) 미라벨 정원에 가는 길을 한 할아버지께 영어로 물었는데 독일어로 대답해주시는 바람에; 다시 손짓 발짓 해가며 영어로 물었다. 그제서야 할아버지도 짧은 영어로 다시 설명해주셨는데, 문제는 말과 손가락이 다른 것이었다; 손가락은 분명 2개를 펴셨는데 말은 '파이브'라고 하시니, 손가락을 믿어야 하나 '파이브'를 믿어야 하나..
뮌헨에서 퓌센에 가는 데는 기차로 2시간 남짓 걸린다. 기차 안에서 바라본 풍경은 역시, 아름다웠다. 노이슈반스타인 성 Schloss Neuschwanstein. 루드비히 2세가 20여년 동안 자신의 부를 총동원해서 지은 성이다. 이 성은 내부보다는 산 속에 파묻혀있는 그 모습 자체가 하나의 그림이었다. 건물 그 자체보다는 자연과의 어우러짐, 멀리서 봤을 때의 아름다움, 그것이 독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 옛날에, 이 깊은 산 속에 성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생각하니 좀 씁쓸하기도 했다. 호헨슈방가우 성 Schloss Hohenschwangau. 루드비히의 아버지 막시밀리안 2세가 지은 성이다. ...라고 여행책자에 적혀..
님펜부르크 궁전. 영국의 궁전과는 참 다른 분위기였다. 뭐랄까, 두 나라 사람들의 미의 기준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고 할까. 님펜부르크 궁전은 보다시피 건물 자체는 전혀 화려하지 않다. 꼭 궁전이 아니라 그냥 일반 건물들에서도 그 차이는 드러난다. 영국의 건물들은 앞에서 말했듯이 그냥 지하철역 하나도 박물관이라 착각할 만큼 고전적이고 화려한 반면, 독일의 건물들은 깔끔하고 단순하다. 궁전 내부도 영국의 궁전들과 달리 화려하지 않았다. 대신 독일 사람들은 건물의 전체적인 배열, 즉 하늘에서 내려다보았을 때의 건물의 모양과 넓은 정원을 중시하는 것 같았다. 내가 하늘에 올라갈 수 없어서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이 건물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열쇠모양(정확히는 열쇠는 아니지만 아무튼;)을 하고 있다. 궁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