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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cilk
금요일 아침 scrum 회의를 하는 순간부터 열 받기 시작해서 오후에 정점을 찍고, 거의 야근할 뻔하다 야근을 하게 되면 같이 저녁 먹고 말 섞어야 할 사람들 꼴 보기가 싫어서 다들 저녁 먹으러 간 사이에 퇴근해 버렸다. 그러고 주말 내내 체해서 개고생. 그렇게 많이 스트레스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결과는 토요일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머리 아프기 시작해서 그날 먹은 거 다 토하고, 저녁 약속에 거의 기어나가다시피 한 후 바깥 바람 좀 쐬니 나아졌다 했지만 오늘 아침에 괜찮아진 줄 알고 먹은 것 또 다 토했다. 더 이상 집에 약이 없어서 오후에 귀신같은 몰골로 약 사러 기어나갔는데, 약국에 가서 증상 얘기하니 약사 아줌마며 약국에 놀러와 있던 이름 모를 아줌마며 내 얼굴이 말이 아니라고 난리였다. ..
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찾은 스노우캣 홈페이지에서 이 일기를 발견하고서 씁쓸하게 웃다가 꾸역꾸역 블로그 접속.점이라도 찍자, 고 시작했지만 점 하나조차 며칠이 지나서야 찍을 수 있었고 그 이후로도 글다운 글은 쓰지 못하다가 설연휴를 앞두고서야 겨우 몇 문장 쓴다. 이유를 대자면 '일이 바빠서'인데, 그 일이라는 것이 내가 대학 시절 가장 좋아했던 일의 양대산맥인 '글쓰기'와 '홈페이지 만들기' 중 후자에 가깝기 때문에 전자인 글쓰기에 소홀해진 지금이 딱히 불만스럽지는 않다. 다만 출퇴근 길에 문득문득 쓰고 싶은 글이 생각이 나곤 하는데, 폰으로 타이핑하기도 힘들 뿐더러 출퇴근길 지하철에 앉아 있는 시간이 결코 길지가 않아 (신분당선은 강남과 분당을 단 16분에 연결합니다. 양재에서는 13분이면 도착!) 미..
왠지 낚인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지만 찜해놓은 호텔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다가 오늘 객실 5개도 안 남았다는 문구 뜬 거 보고 질러버림. booking.com에서 예약하니 패스북에 들어오네. 좋군.
팀 연말 회식으로 간 싸이 콘서트.콘서트를 보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싸이 노래가 몇 곡 없구나 + 안다고 생각했던 싸이의 유명한 노래들도 막상 다 같이 부르자고 마이크를 들이밀면 부를 수가 없구나 + 팬심으로 충만하여 그 가수의 모든 노래 가사를 다 외우는 팬들이 모여드는 콘서트만 주로 가다가 이렇게 아줌마 어린이 학생 회사원 등등이 중구난방으로 모이는 콘서트에 오니 노래 가사를 제대로 알고 따라 부르는 사람이 너무 없어 다 같이 불러줘야 할 타이밍에 연주만 흐르는 썰렁함이 자꾸만 연출되어 적응이 안 되는군, 정도, 생각보다 싸이의 곡은 몇 곡 없었고, 그래서 본 공연은 2시간도 안 되어 끝나고 이어진 앵콜에선 8090 메들리로 1시간 넘게 달린듯. 끝까지 안 보고 집에 왔다. 하지만 괜찮아.게스트로 ..
김연수가 자신의 책에 써준 문구가 묘하게 와닿는다. 2012년에는 [원더보이]에 "기적을 기다리며"라고 썼었지. 그 해 여름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으면서 결심을 굳혔고. 그리고 지금, 2013년 11월의 우리.
요즘 텔레노벨라라는 듣보잡 채널에서 9회말 2아웃 재방송을 해준다. 오랜만에 보니 수애의 촌스러운 화장이나 이정진의 넓은 바지통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역시 명작이다. 근데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9회말 2아웃, 즉 끝일 것 같지만 아직 끝이 아니라며 으쌰으쌰 하는 나이가 겨우 서른이다. 서른이 뭐 대수라고. 5회에서는 결국 '서른 잔치는 끝났다'까지 인용되고 말았는데, 그 문장의 과장됨과 허세에 좀 웃고 말았다. 9회말 2아웃이라는 드라마가 보여주는 현실과 판타지는 참으로 유쾌하면서도 언짢은데, 남자 주인공은 잘 나가는 광고회사 AE인 반면 여자 주인공은 다 쓰러져가는 출판사의 편집자라는 설정부터가 그렇다. 자기보다 10살은 어린 인터넷 소설 작가의 글에 대해 편집자로서 조언했다가 '너도 한때 작가가 되..
바탕화면은 피렌체, 스크린세이버는 수족관. 회사에서 주는 아침밥. 샌드위치, 시리얼, 김밥 등등 중 선택할 수 있다. 오늘은 배가 별로 안 고파서 시리얼 선택. 10시에 출근해서 아침 먹고 12시 반에 또 점심 먹으려니 힘든 것도 있고; 도서관. 근데 리뉴얼 때문에 11월까지 문을 닫는다지. ㅋㅋ
언젠가 커피프린스 1호점이 끝난 후 스페셜 방송에서 김창완 아저씨가 그랬다. 커피프린스 1호점은 2007년 여름이다, 라고. 나에게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2013년의 여름이었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내 백수생활의 빛이었지. 우울하지 않고 즐겁게 백수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커다란 원동력 ㅋㅋ) 수하도 행복해졌으니, 이제는 내가 행복할 차례. 다음주부터 새 직장으로의 출근이다. 5개월이나 쉬었다는 게 잘 실감이 나지 않지만, 또 금방 적응하겠지. 걱정도 조금 되긴 하지만 걱정보다는 설렘이 더 크다. 작년 이맘때쯤, 32살의 나는 제발 변해있기를 바라며 그 시간들을 겨우겨우 버텼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져서 참 다행이다. 박수하, 행복해라. 덕분에 2013년 여름 나도 행복했다. 큽...